사스 원인균 '감기 바이러스 변종' 확인

세계보건기구(WHO)는 16일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의 발병 원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제네바 WHO 본부에서 전세계 13개 연구소 소속 수석 연구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WHO의 사스 책임자인 클라우스스토흐르 박사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통 감기의 병원균인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의 발병 원인이라는 사실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대학에서 실시된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고 WHO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 원숭이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결과, 이 원숭이들이 사스 감염환자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로써 이번 실험은 전세계 22개국에서 3천235명의 환자를 양산하고 161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지난달 27일 홍콩대학 연구진이 사스 환자들에게서 최초로 분리해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의 원인이라고 거의 확신해 왔다. 그러나 어떤 병원균이 특정한 질병을 유발하는 지 여부를 평가하는 4가지 기준인 '코흐의 가설' 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최종 결론을 유보해 왔다.

스토흐르 박사는 "코흐의 가설을 검증한 결과, 신형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의 원인균이라는 점을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대학 연구진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새로운 유전자 배열 형태를 볼때 이

바이러스는 동물한테 전염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학의 미생물학자 말릭 페이리스 박사는 이 바이러스는 "과학계에서 새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리스 박사는 이 바이러스가 인간의 몸에서 생성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페이리스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게놈 전체가 본질적으로 새로운 것"이라면서 "자연은 이런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테러리스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홍콩대학 연구진은 또 입증할 수는 없지만 이 바이러스가 더욱 위험한 형태로 변형돼 홍콩의 아파트단지 주민 300명이 이에 감염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학의 다른 미생물학자는 "이 바이러스는 인간의 몸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바이러스로, 분명히 동물한테서 생겨났다"면서 "그러나 이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인간이나 동물에서 생겨난 어떤 바이러스와도 가깝지 않다"면서 이 바이러스가 신종바이러스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