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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등산로 훼손 '노천박물관'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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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박물관 경주 남산이 최근 늘어난 등산객들로 인해 등산로가 심하게 훼손되고 토사가 유실되는 등 남산 전체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금오산과 고위산 등 180봉의 산봉우리로 구성된 남산은 절터 128개소, 불상 100체, 석탑 72기 등 문화유적이 466점이나 돼 2000년 12월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았지만 연간 20만~30만명의 관광객과 등산객 등 인파가 사철 이어져 등산로가 크게 훼손되는가 하면 등산로 주변 소나무들이 뿌리가 드러나 고사직전에 이르고 있다.

전체 70여개의 등산코스 가운데 차량의 주차가 수월해 등산객들의 인기가 높은 삼릉~상선암(2km) 코스는 등산로가 해마다 넓어지고 곳곳이 1~2m 깊이로 파여 수십년생 소나무가 뿌리째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장마때면 파인 자리가 개천으로 변해 토사의 유실 또한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또 상서장~해목령고개(2km)에는 등산객의 발길로 지반이 약해진 탓에 지난여름 장마때 아름드리 소나무가 통째로 쓰러지는 수난을 겪었다.

남산연구소 김구석(51) 소장은 "토사 유출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등산로 주변이 갈수록 황폐해지고, 따라서 산재한 유물.유적이 훼손될 것은 뻔한 일"이라면서 "지반이 약한 주요등산로에 토사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계단을 설치하는 등 등산로 주변 환경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주시는 대책 마련을 미루고 있는데다 남산의 주요사적지를 관리하는 경주시 사적관리소도 "문화재과가 남산종합정비계획을 세워두고 있어 현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다가올 여름철을 앞두고 또다른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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