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선거인단 명부 '엉터리' 논란

한나라당이 대표경선을 앞두고 선거인단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엉터리 당원'들이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수한 선관위원장은 11일 "정당 사상 초유로 22만7천여명이 투표하는 선거를 준비하다 보니 선거인단을 가려내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 일부 지구당에서 보내온 명부에는 한솔 이효상 전 국회의장(1906~1989)의 이름이 버젓이 올라있는가 하면, '민정당 노태우 총재'라고 적힌, 10년이 넘어 색이 바랜 명부도 있었다. 또 과거 두자리 국 번호 시절의 전화번호가 명부에 등재된 경우도 많았으며 고인이 된 사람, 군 입대자, 결혼.직장으로 분가한 사람도 많았다는 것.

또 '진성 당원'인지를 확인키 위해 연락하면 "무슨 소릴 하느냐"에서부터 "내가 왜 한나라당 당원이냐", "누가 내 이름을 팔았느냐"고 따지는 사례도 부지기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젊은 층에서 선거인단 참여에 대한 거부반응도 적지 않았다.

대구시지부 신우룡 사무처장은 "지구당마다 특징이 있지만 선거명부가 법정명부여서 수십년째 대물림한 것"이라며 "우리 정당사에 처음으로 진성당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종의 해프닝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선거인단 연령별 조사를 엉터리로 했다가 황급히 정정하는 웃지못할 일도 빚어졌다. 이는 선관위가 '20대 선거인단이 남자 49명, 여자 64명을 더해 113명(전체 선거인단의 0.05%)에 불과하고 50~60대는 77.1%에 달한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그러자 선관위는 "컴퓨터 입력시 연령대 기준연도 적용이 잘못됐다"며 "20대는 5.2%(1만1천907명)이고 50대 이상은 43.9%"라고 수정 발표해 빈축을 샀다. "이 정도 수준 밖에 안되면 본격 선거 관리는 어떻게 하느냐"는 지적도 당연히 나오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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