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시 중동평화 로드맵 무산 위기

이스라엘군의 헬기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도자가 부상함에 따라 중동평화를 위한 '로드맵'이 무산될 중대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군은 10일 아파치 헬리콥터를 동원, 가자시티 상공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도자이자 대변인역할을 해 온 압둘 아지즈 알-란티시가 타고있던 지프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 란티시의 경호원과 여성 1명 등 2명이 숨지고 란티시와 그의 아들 아흐메드 등 25명이 부상했다.

또 이로부터 수 시간뒤 이스라엘 헬기 2대가 가자지구 북부의 자발야에서 차량에 미사일을 발사, 팔레스타인 일가족 3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마스의 유명 정치지도자인 알-란티시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일부 하마스 지도자들이 이스라엘과 휴전 협정에 서명한 팔레스타인 당국들과 대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직후에 나온 것으로, 하마스는 이스라엘 정치인들을 공격하겠다면서 보복을 다짐했다.

란티시는 병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심지어 모든 지도자들이 암살되더라도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는 만큼 이스라엘 민간인도 공격당해야 한다면서 지금부터 모든 이스라엘인들이 공격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공격은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로부터 별다른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무장봉기를 포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온 압바스 총리의 입지는 더욱 약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압바스 총리는 성명을 내고 "미 행정부에 이번 공격을 비난하고 이번 공격의 결과로 로드맵 이행이 심각한 위험에 직면했음을 경고하는 긴급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특히 미국에 이같은 심각하게 악화되는 상황을 제지할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로드맵의 첫번째 요구사안이었던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소규모 정착촌 10곳을 해체했으나 이집트가 하마스를 대상으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총리와 휴전협상을 할 것을 설득하고 있는 중에 미사일 공격을 함으로써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촉발시키려 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 사건으로 "상당히 당혹해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테러 공격을 종식하려는 팔레스타인 당국을 비롯한 여타 국가들의 노력을 훼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종합=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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