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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주례라디오 연설 추진 야 "우리도 공정한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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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오는 7월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주례 라디오 연설'을 추진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이해성 홍보수석은 29일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국정현안에 대해 라디오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진솔한 목소리로 설명하고 있는데 우리도 그같이 해보자는 취지"라며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수석은 "KBS측이 7월부터 KBS1 라디오를 뉴스전문채널로 개편하겠다며 노 대통령이 매주 한차례씩 라디오에 출연, 정국현안 및 국정운영방향 등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해 왔다"면서 노 대통령의 주례 라디오연설은 청와대가 기획한 것이 아니라 KBS측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의 경우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수십년간 (라디오 연설을) 해오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진솔한 목소리로 추진중인 정책을 설명하는 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나쁠 것이 없다.

'페어 챈스(fair chance.공정한 기회)'가 중요하다"며 야당의 반론권만 보장되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여론을 호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야당의 반론권을 보장하는 방식에 대해 한나라당에서는 동일한 시간대와 시간을 요구하고 있지만 방송사측의 입장은 다를 수 있어 방송의 중립성 논란도 예상된다.

특히 이 수석이 "노 대통령이 정부정책뿐 아니라 정치문제도 당연히 거론할 수 있다"면서도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기획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문제를 언급할 경우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가열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대통령의 주례 라디오연설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그동안 노 대통령의 각종 발언 등이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문 등이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논란거리가 될만한 내용만 따로 떼어내 보도하는 바람에 대통령의 '진의'가 왜곡되거나 잘못 전달돼 왔다는 생각을 청와대참모들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판적인 신문에 대응하는 방안의 하나로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주례 라디오 연설이 기획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같은 시선을 의식한 청와대는 주례 라디오연설은 KBS가 제안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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