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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끼를 든 자가

노을을 찍고 있었다

저벅저벅 찍혀 나가는

어둠의 속살들이

힘겹게

그가 걸어온

삶도 함께 묻고 있었다.

4

지팡이를 든 자가

달을 가리키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던 길을 멈추지만

아무도

지팡이 끝에서

달을 보지 않았다

민병도 '스냅'부분

'도끼로 노을을 찍는다'라는 표현은 선(禪)적이다.

문학적 의미를 넘어서 있다.

'어둠의 속살 삶도 함께 묻어있다'는 것은 비유다.

앞의 선적인 것을 문학으로 떠받치고 있다.

이런 구성으로 4연 모두 상호 연관되어 있다.

법안선사의 선문답, 달(道)은 보지않고 지팡이(경전)만 본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선적 소재를 통한 시조의 한 패턴을 열어보이고 있다.

권기호(시인·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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