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시리즈는 지금까지 전세계에 걸쳐 1억3천만 부 이상이나 팔려 아기 우유값을 걱정하던 이혼녀 조안 K 롤링을 단숨에 억만장자의 대열에 올려놓았다.
최근 미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책과 영화수익 등을 합쳐 롤링의 수입이 연 1조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엄청난 거부가 된데다 멋진 남성과 재혼도 하여 행복의 극치에 이르렀을 것 같은 롤링. 그러나 그녀는 최근 "돈이 많아 좋기는 하지만 이전의 모든 인간관계가 끊어진 것이 슬프다"고 고백했다.
우리사회에 일확천금의 바람을 몰고온 로또복권도 그런 점에선 마찬가지인 것 같다.
최근의 407억원짜리 로또 복권 당첨자는 돈벼락 행운을 맞았다는 이유만으로 가족 전체가 엄청나게 마음고생을 하는 모양이다.
너도나도 돈 좀 달라는 사람들이 등에처럼 달겨드는 바람에 피신해야 하는데다 아이는 "너 로또지?" 하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학교마저 다닐 수 없게 됐다.
결국 수십년 살던 정든 동네를 떠나야 했고, 조만간 조국도 등져야 할 상황이 됐다는 것. 가까운 이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기울이는 소박한 즐거움을 무척 좋아했던 행운의 주인공은 돈 때문에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된 지금 극심한 외로움을 하소연하고 있다한다.
이처럼 갑작스레 돈방석에 앉은 사람들 중엔 돈 때문에 기존의 모든 인간관계가 절연되고 일상의 즐거움과도 단절돼 이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한가지 행운 이상은 절대 안준다는 IOC위원회처럼 돈의 여신도 여러 복을 다 주지는 않는가보다.
만약, 신화 속의 스핑크스가 우리 앞을 막고 '일상의 행복'과 이것이 빠진 '엄청난 행운'중 하나만을 선택하란다면 어느 것을 택해야 할까? 지난 금요일, 세 사람이 함께 했던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이런 화제가 나왔다.
"수백억원은 필요없다.
한 3억, 아니 1억 정도만 당첨돼도 좋겠다"는 논란 끝에 결국은 "금요일 저녁, 좋은 사람들과 느긋하게 식사하는 행복과 바꾸지 않겠노라"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행복은 그것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의 것'(한상경 '아침고요 산책길'중)이라는 말이 가슴에 절절히 와닿는 요즘이다.
이른 아침에 새로 핀 나팔꽃을 보는 즐거움, 저녁나절의 골목길에 번지는 고등어 굽는 냄새,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 퇴근길 동료와 함께 하는 한 잔의 차가운 맥주, 조금씩 불어나는 적금통장의 숫자…. 소소하지만 조촐한 행복들은 늘 우리의 일상 속에 산소처럼 스며있다.
다만 우리가 깜빡 잊고 있을 뿐.
〈편집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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