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 '행정력 부재' 심각

대구시가 사전 치밀한 기획이나 세부 실현 방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거액의 예산이 필요한 지역 사업을 무턱대고 정부에 요구했다가 잇따라 거부 당해 행정력 부재란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국회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대구시와 경북도가 각각 요청한 한방바이오밸리 기본설계용역비 42억원이 기획예산처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절반으로 삭감되고, U대회 기념사업으로 건의한 시민야구장 건립에 대해서는 문화관광부가 난색을 표했다는 것.

한나라당 이원형 의원은 7일 한방바이오밸리 사업과 관련, "대구시는 전체 사업액을 포괄적으로 추정 계산해 놓았을 뿐 세부 계획은 전혀 수립되지 않은 상태"라며 "기획예산처가 구체적 계획이 없는 사업에 예산을 배정할 수 없다며 예산을 삭감했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도 "예산 신청서를 보면 대구시가 한방바이오밸리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차라리 보건복지부에서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대구시에 제시하자는 의논도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U대회지원특위 회의에서도 지역의원과 대구시는 기념사업 일환으로 시민야구장 건립비 1천700억원을 요구했으나 사실상 거절당했다.

대구시는 시민야구장 건립 이유로 "2008년 전국체전과 세계야구선수권 대회 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구지하철 사고 영향 극복"을 들었으나 정부측 관계자와 의원들로부터 "지하철 참사와 야구장 건립이 무슨 연관이 있느냐"는 핀잔만 들었다.

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은 "시민야구장 건립에 대한 얘기는 오늘 처음 들었다"며 "국비 500억원 이상이 필요한 사업은 예비 타당성 조사가 필요하고, 대회 기념시설을 위해 예산을 들이는데 국민들의 논리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힘들다"며 난색을 표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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