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웃옷 모두 벗기운 채

맨살로 차가운 기계를 끌어안는다

찌그러지는 유두 속으로

공포가 독한 에테르 냄새로 파고든다

패잔병처럼 두 팔 들고

맑은 달 속의 찾아

유방암 사진을 찍는다

사춘기 때부터 레이스 헝겊 속에

꼭꼭 싸매 놓은 유방

문정희 '유방'중

생명의 봉우리가, 영원히 비밀로 간직하고 싶었던 일기장(레이스로 싸매둔 유방) 같은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 삭막하고 억울한 심정이 된다.

그것도 차가운 전자파의 시선이 뜨거운 생명 감성과는 관계없이 유두 찌그려 놓고 문장 구석 헤집으며 암의 검은 모순 찾고 있다.

모든 여인은 이 순간 또 한번 에덴 동산에서 추방되는 기분이 된다.

권기호(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장 대표를 중심으로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 현대, 롯데 등 유통 3사가 대구경북 지역에 대형 아울렛 매장을 잇따라 개장할 예정으로, 롯데쇼핑의 '타임빌라스 수성점'이 2027년,...
대구 지역 대학들이 정부의 국가장학금 Ⅱ유형 폐지에 따라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 부담이 심각한 상황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