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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명창 박동진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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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명창 박동진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신문 기사를 본 후 한 개인의 죽음에 앞서 그 분의 높은 의지와 위대함에 고개가 숙여졌다.

그 분도 소리를 하셨고 나 또한 소리를 하는 사람으로서, 여러가지 감회가 들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자유로움, 그 희열을 알 만한 한창때 잠시 소리를 잃고 자살을 시도했던 그 때의 심정이나, 생활고에 소리를 포기하려 했던 젊은 날의 혼돈스러움 등은 우리 음악하는 사람들이 꼬박꼬박 밟아 나가야 할, 건너뛸 수 없는 다리가 아닌가 싶다.

지금도 많은 음악 학도들이 이 다리를 건너고자 고민할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먼저 음악을 시작했기에 마음이 무겁다.

놓여진 다리를 개개인이 극복해야만 하는 부분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쉽게 건널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아주어야 할 선배로서, 스승으로서의 책임이 있기에 말이다.

고 박동진 선생께는 스승 정정렬 선생이 있었다.

정정렬은 판소리 5대가 중 한 분으로 앞선 시대 의식과 열린 생각으로 판소리를 발전시킨 분이다.

그러기에 박동진 선생도 '흥부가'를 5시간에 걸쳐 완창하면서 최초로 방송과 동시 녹음을 시도했고, 또 창작 판소리를 만들면서 판소리의 새로운 길을 열고 대중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았을까?

스승이란 제자 하나하나의 인생들을 안타까움으로 바라보면서 늘 따뜻한 눈길로 사랑하고 감싸 안아주는 그런 삶일 게다.

하지만, 항상 소신을 잃지 않고 걸어 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이던가. 학생을 가르침에 있어 실수도 하고 마음의 평화를 잃고 화를 내기도 하지만, 그 외로운 순간들을 잘 견뎌내고 그 중심엔 원칙과 사랑이 오롯이 자리잡기를 기도해본다.

최근 박동진 선생의 모습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6세짜리 제자를 앞에 두고 북을 두드리면서 흐뭇한 눈길로 소리를 가르치던 그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명창 박동진, 선생은 갔지만 남아있는 우리는 그의 생에서 참된 스승의 모습을 보고 따뜻한 가슴을 느낀다.

가르친다는 것은 얼마나 자기 반성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가. 아! 명창 박동진 선생을 생각하며 정말 참된 스승이 되고싶다.

이인철 바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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