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5일 여야 대선자금 공개를 전격 제안하자 여야는 "추악한 여권 대선자금 의혹을 얼버무리는 의도(한나라당)", "깨끗한 정치구현을 위한 의지의 표현(민주당)"이라며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최병렬 대표는 "죄상을 만천하에 뒤집어씌우는 적반하장은 돼지 저금통 사기극에 분노하는 국민을 더욱 분노케 할 뿐"이라며 "자기 눈에 들보가 박히면 그걸 빼내야지, 옆에 있는 멀쩡한 사람들에게 같이 눈 수술하자는 것이냐"고 일축했다.
박진 대변인은 "우리 당은 어제 청와대가 해명한다기에 적어도 돼지 저금통 사기극만큼은 진솔하게 사죄할 줄 믿었지만 허사였다"고 했고 김영선 대변인 역시 "대통령 비리의혹과 관련해 '정면돌파'라는 말 자체가 어울리지 않지만 굳이 그런 말을 쓰고 싶다면 진솔하게 고백하고 사죄부터 해야 옳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당 재정을 책임진 박주천 사무총장은 "정치판에 털어서 먼지가 안나올 수도 없지만우리당은 떳떳하다"면서 "죄는 자기들이 저질러놓고 우리까지 범죄자 취급을 하느냐"고 불쾌해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직접 고백과 사죄, 검찰수사를 요구하면서도 민주당이 대선자금을 먼저 공개할 경우 맞공개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대응 수위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노 대통령의 제안을 적극 환영하며 "지난 대선에서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고 자부하는만큼 언제라도 대선자금 모금 및 집행내역을 당당하게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비리 의혹이 있다면 '네탓' 공방을 하기 보다 여야가 함께 대선자금 모두를 공개하자는 것이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한나라당이 더했으면 더했지 절대 덜 쓰지는 않았다"며 한나라당 쪽에 의혹을 돌렸다. 이해성 청와대 홍보수석도 "여야 모두가 대선자금의 모금과 집행 내역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고 여야가 합의하는 방식으로 철저히 검증받자"고 제안했다.
문석호 대변인은 "한나라당도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여망에 부응하여 노 대통령의 제안을 적극적, 전향적으로 수용하길 바란다"면서 "차제에 정치권은 고비용.저효율의 정치구조를 개선, 선진정치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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