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자신의 재임시절 행해진 대북 자금 지원을 '이적행위'라고 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말이 거슬렸던지 최 대표가 신임 인사차 동교동을 방문하겠다는 제의를 거부했다.
DJ는 '이례적으로' 최 대표의 예방을 일언지하에 거부하며 "서로를 위해 만남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했다.
적어도 예방을 앞두고 할 말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 대표는 앞서 지난 15일 김영삼 전 대통령 면담 때 "북한 핵무기 개발을 알고도 대북지원을 계속해온 것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악"이라며 DJ를 자극했고, 16일에는 "DJ는 북한이 원자탄을 만들기 위해 고폭실험하는 것을 알고도 돈을 갖다줘 원자탄을 만들도록 이적행위를 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대북송금 관련 새 특검법안 처리는 물론 북한 고폭실험과 관련, 국회 3개 상임위 합동청문회 개최 방침도 밝힌 상태다.
DJ측 비서실은 17일 '발표문'을 통해 '최 대표가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DJ에게 한 최근의 언사는 그 내용이 부당할 뿐 아니라 예의에도 어긋난다'며 불쾌해 했다.
발표문에는 또 '고폭실험은 국민의 정부 이전부터 그 정보가 입수, 주시되어온 사안으로 한미간에는 이와 관련해 긴밀히 정보협력을 유지하면서 대북정책 수립에도 반영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야당이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국익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도 담았다.
밖에서 비난의 화살을 무수히 쏟아 붓고는 '예방'을 한다는 것이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야당 대표로 전직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느냐"며 "고폭실험과 전직 대통령 예우는 별개다.
면담을 거부하면 별 수 없지 않으냐"고 했다.
그는 또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에는 변함이 없으며 기회가 있으면 또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전직 대통령을 공격해 정치적 이득을 챙기겠다'는 발상 자체가 국가적인 수치이고 국제적인 망신거리라고 최 대표를 비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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