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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데스크-한국전 정전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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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은 6·25전쟁 정전 50년 되는 날이다.

한국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펼쳐졌던 공산 진영과 자본주의 진영 간 냉전이라는 세계 정세가 축약해 빚은 참극이었고, 그 냉전 정세는 그 후 4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한반도 정세까지 지배했다.

그러나 10여년 전 냉전체제가 붕괴되면서 세계 정세는 획기적으로 변질됐다.

당연히 한반도 주변의 역학 관계에서도 유동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기댈 곳 없어 안정감을 잃게 된 북한은 스스로 핵폭탄으로 자신을 방어하겠다고 나섰다.

세계의 긴장이 다시 한반도로 집중되고 만 것이다.

내년쯤에는 전쟁이 날 것이라는 불길한 소리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불행한 50년만의 회귀.

경보는 10여년 전 그런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을 때 이미 발령됐었다.

미국에서 우리 현대사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던 한 교포 학자는 '새로 형성되는 한반도 주변 정세는 구한말과 꼭 같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시 소련 및 중국과의 국교 재개에 들떠 있던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그런 경고는 헛되이 겉돌았다.

이제 종전 50년. 하지만 지난 50년 사이 변한 것이 우리 외부의 정세만은 아니다.

우리 내부 사회도 엄청나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서민들에게 지출 부담이 엄청나게 증가한 일로부터 유발된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다락같이 올라 어지간한 월급쟁이로는 아파트 한 칸 장만하려면 등골이 휘어야 할 지경이다.

전에는 낳아 놓기만 해도 아이는 저절로 자란다고 했지만 이제는 그 사교육비를 혼자 벌어서는 도저히 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식구들이 너나 없이 휴대전화를 들고 인터넷을 하며 자동차를 타야 하니 또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엄청난 지출을 부담할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결혼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달했다고 한다.

결혼한다 해도 아무나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혼자서는 자신이 없어 자연히 맞벌이 배우자를 구하게 됨으로써 여성조차 직업 없으면 결혼하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게다가 가계 수입 안정성도 급격히 악화됐다.

명퇴니 조퇴니 하더니 사오정이란 말까지 흘러 다닌다고 한다.

이래저래 해서 결혼 건수가 급격히 줄었다.

반면에 이혼은 급증했다.

살이가 풍족하지 않으면 집안인들 평온하기 어려운 탓일 터이다.

덩달아 출산율이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이 사태는 앞으로의 국력을 좌우하는 심각한 사태로 발전할 것이다.

그래서 아이를 아예 국가에서 맡아 키워주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심각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언까지 나와 있다.

이렇게 살이가 팍팍해졌는데도 수명은 비교 안되게 길어졌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한 동네에서만도 일년에 몇번씩 환갑잔치가 열렸었다.

하지만 이제 육십은 그저 청년이다.

사오정을 면하고 정년을 다 찾아 먹는다 하더라도 만년 살이 준비가 여간 큰 부담이 아닌 것이다.

정년 퇴직 이후 살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돈만도 몇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제시된 적도 있다.

하지만 젊은 자녀들은 그들대로 허리가 휘청거리니 부모를 부양할 겨를이 없다.

노인 학대가 남의 일이 아니게 생겨먹은 셈이다.

살이에 자신 없어 하는 사람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몇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도시 은퇴세대'들이 그 첫 고민자들일 것이다.

그들은 30여년 전부터 인구가 급속히 도시로 집중돼 농경사회가 붕괴된 후 발생한 뿌리 잃은 세대. 하지만 지금 40대, 50대들은 앞날에 더 불안해 하고 있다.

변화로 인한 엄청난 크기의 새 과제들이 우리 내부 사회에 발생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서민들이 안정되지 못하면 나라의 바탕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을 앞서 내다보고 대처해 나가는 것, 그것이 정치이다.

정치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을 포괄해야 한다.

어떤 사건이나 사회적 문제도 발생 이후 즉각 정치적인 것으로 전환되는 것을 기자는 현장에서 늘 봐 왔다.

누가 대통령을 하고 누가 국회의원 하느냐 마느냐가 정치는 아닌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치권은 전혀 엉뚱한 일에나 매달리고 있다.

정치는 없고 정치쟁이들의 분란만 있을 뿐이다.

정치권과 맞겨누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정치권의 한 부분이라 봐야 할 중앙언론도 예외가 아니고, 최근 행태로 봐서는 특히 그렇다.

다시 종전 50년. 지금 우리는 내우외환의 한가운데 서 있다.

그 걱정을 정치권이 앞장 서 떠맡아야 한다.

그 걱정을 서민들에게 그냥 떠넘겨 버려서는 위험하다.

일년 전 월드컵대회 열기를 통해 서민들은 이미 에너지의 분출구를 찾고 있음을 드러내 보여 줬었다.

박종봉〈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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