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와대, 잇단 공세에 당혹

청와대는 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인사 관련 발언 이후에도 정 대표 주변에서 '후속 폭탄발언설'을 흘리면서 청와대를 향한 공세를 계속하자 당혹해하면서도 후속탄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정 대표를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정 대표 측근들의 행태를 비난하는 선에서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수석들 사이에 정 대표 본인의 진의와 다르게 주변에서 확대되고 과장된 얘기들이 너무 많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며 청와대의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은 정 대표의 최근 행보가 측근들의 공세를 통해 증폭돼 왔다는 판단에 따라 측근들에 대한 적극적인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있다.

이와 더불어 청와대는 정 대표가 요구한 청와대인사의 문책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이른바 '청와대측근들의 음모론'을 받아들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등 또 다른 파문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변인은 이날 "이미 대통령은 문책성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8월 청와대 개편은 총선에 나가는 사람의 빈 자리를 채우는 소폭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 참모들도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문재인 민정수석은 이날 최근 정 대표와의 만난 사실을 확인해주면서 "그날 회동에서는 주로 내가 95% 이상 듣는 입장이었다"면서 정 대표가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느니 하는 소문에 대해서도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일은 없으며 남들의 이목이 있어서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비서실장도 "정 대표와 5차례나 통화를 시도했다는 얘기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나섰다.

유인태 정무수석도 전날 정 대표 면담내용에 대해 정 대표 측근들이 '자의적인 해석'이라며 불만을 표출하자 "정작 정 대표는 나중에 전화를 걸어와 '말 잘했더라'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대표측이 문책대상으로 삼은 청와대의 386비서관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끊었다.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은 기자들의 전화를 받지않았고 박범계 민정2비서관의 휴가도 길어지고 있다.

또한 집권당 사무총장론을 제기해 논란을 가열시킨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도 휴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직접 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경우 불필요한 갈등만 증폭시킬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몸을 낮추고 목소리를 죽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86일각에서는 정 대표측이 음모론을 거듭 제기하고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정면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불만도 표출되고 있어 주목된다.

여전히 청와대는 정 대표측이 청와대에 대해 어떤 후속타를 가할 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면서 사태추이를 관망하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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