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관 개관식 과정에서 야기된 포항시와 포스코간 불협화음은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지난 23일 포항시청을 사과방문함으로써 일단 봉합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포스코가 25일 '정 시장의 요구에 부응한다'며 본사 산하에 있던 홍보.지역협력.섭외팀을 포항제철소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 포스코 대지역 창구의 역할과 권위를 격하시켰다는 또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본사에서 제철소로
지난 23일 정 시장과 이 회장의 회동이후 포항시는 '이 회장의 방문결과'라는 제목으로 두 사람의 회동에서 논의된 부분을 5개항으로 정리해 공개했다.
그 첫번째 사안이 '지역협력 강화를 위해 포항제철소 협력팀에 임원급 상주 등 기구개편 추진'이었다.
이에 포스코는 정 시장의 요구를 수용한다며 25일 홍보.섭외.지역협력팀을 포함하는 섭외실 조직을 포항제철소장 휘하로 넣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포스코는 "본사와 제철소로 이원화돼 있던 대외협력 관련 창구의 단일화를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고, 조직개편을 요구한 정장식 포항시장의 요구에도 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로 회장.사장 휘하에 있던 포스코의 대지역 창구가 포항제철소장 산하로 이관되는 것을 두고 포스코 주변에서는 지역관련 업무가 '본청에 근무하다가 구청으로 전출나가는 셈'이 돼버렸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정 시장측 반응
우선 정장식 시장은 이같은 조직개편이 자신의 요구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이(구택) 회장이 효율성 제고를 위해 그렇게(조직이관) 하겠다고 해서 '잘 될 수만 있다면 그것은 뜻대로 하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했다.
정 시장은 또 이 회장이 당시 "얼핏 보면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실질을 강화하기 위해 하겠다고 밝힌 만큼 믿어주자"며 굳이 격을 따질 필요는 없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경영진의 운영의지와 조직개편에 따른 효과가 중요한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그는 또 회장과는 핫라인을 두기로 한 만큼 업무가 제철소로 넘어간다고 해서 격하를 우려할 문제는 없다는 말도 했다.
◇포스코측 설명
포스코의 공식적인 입장은 "조직개편으로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게 됐다"는 것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사고는 제철소가 치고 수습은 본사가 나서는 이중적 구조가 문제였다"며 "창구일원화로 업무의 순발력과 효율성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한켠에서는 비관적인 시각도 많다.
한 간부는 "제철소에 있는 것을 본사로 끌어올려도 시원찮을 판에 본사에서 제철소라니…"라며 고개를 저었고, 또다른 관계자는 "모든 문제를 엔지니어의 시각으로만 보게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회장과 사장이 제철소 출신인 데다 섭외조직까지 제철소장에게 넘긴 데 대해 적잖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개편 내용은?
포스코가 25일 단행한 조직개편에 따라 그동안 구매.총무.섭외기능을 맡고 있던 김정원 전무는 포항제철소 행정부소장직으로 섭외.행정지원.노무안전만 담당하게 됐다.
또 본사 섭외실은 제철소 섭외부가 됐고, 김 전무가 본사에서 맡고 있던 총무실과 구매업무는 최종태 전무와 최광웅 부사장에게로 넘어갔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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