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오페라를 마치고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연극이 끝나고 난뒤 혼자서 무대에 남아 아무도 없는 객석을 본적이 있나요. 힘찬 박수도, 뜨겁던 관객의 찬사도 이젠 다 사라져 객석에는 정적만이 남아있죠. 정적만이 흐르고 있죠'.

오페라 목화가 끝나고 어두운 무대 뒤에서 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간혹 유행가 가사는 이처럼 우리 마음에 원색적으로 파고든다.

클래식 음악이 한 겹씩 벗길 때마다 새로운 속살을 내 보이는 양파와 같다면 유행가는 겉과 속이 모두 불타듯 붉은 자두와 같다.

보는 순간 군침이 돌고 처음 한 입이나 마지막 한 입이나 예상한 맛에서 벗어나지 않는 단순함도 있지만 계절이 돌아 오면 어김없이 찾게 되는 그런 것 말이다.

참으로 많은 음악회를 해 왔지만 매번 느끼는 허무함과 외로움이 또 다시 나를 무대로 내 모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꼭 그것만은 아니다.

항상 음악회를 끝낸 밤에는 흥분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다는 후회와 노래하는 순간 음악의 아름다움에 터질 듯한 나의 가슴, 거기에 환호하는 관객들의 박수 소리까지, 그렇게 밤이 지나가고 새벽이 다가오면 살아있음에 전율을 느낀다.

사람들은 간혹 두 번의 삶을 가질 수 있다면 한 번은 하고 싶은 대로, 한 번은 되고 싶은 대로 노력하며 살 것이라 한다.

사실,한 번의 삶만이 주어진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길에 놓여있지 않은가? 내 인생이 이리 될 줄 알았더라면 그런 결정을 하지않았을 텐데 후회하기도 하고, 혹은 잘 한 일이라 미소도 짓는다.

두번의 삶이 주어진다면 하고 싶은 것과 되고 싶은 것이 다른 이도 많겠지만 생각 해보면 난 아무래도 바보스러울 정도로 노래, 그 하나만 가지고 싶다.

하나의 가치만을 사랑하며 살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또 다시 연주를 준비하며 가을을 기다린다.

이인철 성악가.바리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방미심위의 조사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청와대가 직접 대응할 계획은 없다고 밝...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노조 간부들이 회사의 출입 관리 절차에 반발해 사무실을 점거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일 현대차는 공...
충남 아산에서 한 50대 승객이 택시 기사에게 70차례 폭행을 가해 중상을 입히고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송치되었다. 사건은 지난 5일 아산시...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14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의 군사·안보 책임자인 알리 라리자니가 미국의 공격에 대해 중대한 오판이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