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 응원 공세 상대팀 "기죽어"

북한팀에 대한 응원단이 매우 많아 경기 상대팀들이 위축감을 느낄 정도이다.

북한에서 온 응원단, 남한에서 구성된 시민 서포터스 및 아리랑응원단 등의 규모가 압도적이기 때문. 선수뿐 아니라 상대팀 시민 서포터스들도 덩달아 기세를 눌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24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북한 대 프랑스팀 여자축구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에 앞서 한국 대 아일랜드 여자축구 경기까지 열린 탓인지 이날엔 붉은 티셔츠를 입은 아리랑응원단 7천여명이 진작부터 관람석은 물론 경기장 밖까지 점령, 기선을 제압하고 있었다.

경기 시작이 가까워지자 이들 아리랑응원단, 북한에서 온 응원단, 남한의 시민 서포터스 300여명 등이 응원에 합세했다.

경기장은 삽시간에 작년 월드컵 때의 열풍을 방불케 하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북측 응원단은 "우리는 하나" "조국 통일"을 줄기차게 외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머리카락이 희끗한 김성자(60·여·대구 대현1동)씨는 "남과 북이 하나 돼 응원하니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했고, 시민서포터스 회원 김성윤(54·달성 가창면)씨는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와 반대로 맞은편에 자리잡은 상대팀 프랑스의 시민서포터스는 60여명에 불과했다.

이들 역시 열심히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응원했지만 북한팀 응원단의 함성에 묻혀버렸다.

기세가 눌려서인지 프랑스팀은 전반전에만 무려 9골을 내주고 말았다.

프랑스팀 서포터스 회원 최병훈(32·대구 두류동)씨는 "프랑스팀이 그렇게 약한 팀이 아닌데 저쪽 응원 열기에 너무 당황한 것 같다"며 "그래도 우리는 프랑스팀을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대전에서 프랑스팀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는 김정미(39·여·대전 구암동)씨는 "나름대로 열심히 응원해도 잘 드러나지 않아 속상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김외숙(32·여·대구 평리5동)씨는 "솔직히 우리도 마음으로는 북한도 응원하고 싶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