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팀 응원한 정신대 할머니들의 소망

"통일되면 우리 아픔을 덜 수 있을까 해서 응원나왔다우".

일제에 의해 '정신대'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유린당한 할머니 3명이 28일 오후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이 열린 계명대 체육관에 나가 북한팀을 응원했다.

빨간 상의와 빨간 머리수건으로 응원복장까지 갖춘 할머니들은 북한 선수가 등장할 때마다 힘껏 박수 치고 함성을 질렀다.

함남 이원 출신이라는 이선옥(79.대구 범물동) 할머니는 "혹시 고향에서 온 선수가 있으면 말이라도 붙여봤으면 좋겠다"며 북한 선수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칠곡이 고향이라는 김분선(81.대구 상인동) 할머니는 "북한 응원단 숙소 있는 곳이 내 고향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더 반갑다"고 했고, 대구 토박이인 이용수(75.〃) 할머니는 "통일되면 우리나라 힘이 더 강해져 일본으로부터 배상.사죄 받을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 모임' 박은희 사무국장은 "할머니들이 북한 선수 5명을 위해 티셔츠와 머리핀 등을 준비해 와 휴식시간에 대회조직위를 통해 전했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의 응원 대열에는 시민모임 회원, 대구여고 학생들, 대일교회 초등부 아동 등 50여명이 함께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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