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 여자축구 일본 누르고 '금'메달

무실점 골폭풍 행진을 이어온 북한 여자축구가 마침내 우승의 행가레를 만끽했다.

북한은 30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여자축구 결

승에서 '돌풍의 주역' 일본을 3-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독일전 6골, 프랑스전 9골, 멕시코전 5골에 이어 지난 28일 대만을 상대로 4골

을 추가, 총 24골을 작렬하는 동안 한골도 내주지 않았던 북한은 이날 다시 실점없

이 3골을 보태 대회 사상 첫 무실점 우승의 기록을 세웠다.

북한은 전반 11분 김경화가 상대 골지역 오른쪽 모서리에서 반대쪽 포스트쪽을

향해 보낸 패스를 수비수를 등에 업고 뛰어들던 리은숙이 슬라이딩 슛, 골망을 흔들

었다.

먼저 골을 터트린 북한은 특유의 측면돌파를 살려 본격적인 공세를 펼쳐 16분 코

너킥 상황에서 공선화가 골포스트를 맞추는 강력한 슛으로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북한은 이어 23분경 미드필드에서 날아온 패스가 야스다 마키 일본 골키퍼의

손을 빗겨나자 팀의 '마라도나' 리은심이 특유의 재치있는 왼발슛으로 마무리, 추가

골을 터트렸고 2분 뒤에는 후반 교체투입된 석춘명이 상대 수비의 자책골을 유도했

다.

이번대회 모두 9골을 넣은 리은심은 시상식에 앞서 "김정일 위원장님께 승리의

보고를 한 것 같아 기쁘다. (남북응원단의) 열렬한 응원에 힘과 용기를 얻어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광민 감독도 "일본과의 경기는 이번 대회 가장 힘든 경기였지만 우승해 기쁘

다"며 "리은심 선수가 가장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그칠줄 모르는 빗속에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합동

응원을 펼친 남북 응원단은 오랫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채 환호했다.

북한 선수들도 종료 휘슬이 불자 경기장으로 뛰쳐나온 몇몇 북한 응원단원과 인

공기,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경기장 트랙을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했고 눈물바다가 된

북한 응원단 앞에 멈춰서 한참동안 손을 흔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한편, 이날 북한의 김영실(김철주사범대)도 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영실은 30일 계명대체육관에서 열린 200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승에서 9.225점을 기록해 우크라이나의 마리나 프로스크리리나(9.137점)를

제치고 우승했다.

이 종목 결승에 함께 출전한 황금희(김철주사범대)는 8.787점을 기록해 7위로

떨어졌다. 특별취재단

(사진설명)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대구U대회 여자축구 결승전에서 강호 일본을 꺾고 우승한 북한선수들이 운동장을 돌며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있다.김태형기자thkim21@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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