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국악뮤지컬 '강은...'

요즘 뮤지컬들이 다양하게 공연돼 관객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그러나 관객이 많은 뮤지컬은 대부분 외국 작품을 번역하거나 외국 작곡가가 작곡한 경우들이다.

'수입 뮤지컬'과 '창작 뮤지컬'로 나뉘어진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는 전자의 독과점 현상이 뚜렷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뮤지컬들은 음악적인 새로움이 부족하다는 게 결정적인 흠이라고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창작 뮤지컬은 '브로드웨이'풍의 맹목적 모방에서 벗어나고, 대본은 물론 음악과 관련된 일반적 관습의 답습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창작뮤지컬의 현주소가 그렇다면 국악뮤지컬은 '황무지'에 다름없다.

여태 시도된 적마저 없다.

하지만 지구촌 시대를 맞아 우리의 공연예술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면 가장 우리다운 것을 창출해야만 할 것이다.

아직은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하더라도 끊임없는 시도로 가장 우리다우므로써 세계적일 수 있는 공연예술을 이끌어내야 한다.

▲대구에서 만들어진 창작국악뮤지컬 '강은 강을 만나 바다로 간다'가 오늘(오후 7시30분)부터 이틀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대구문예회관(관장 홍종흠)이 2년여만에 결실을 본 '강은…'은 국악을 서양의 클래식과 접목시킨 국악오페라나 판소리와 결합시킨 국악창극과는 달리 대중적인 노래·춤·연기가 국악관현악과 어우러지는 형태로 국내에서 처음 시도돼 관심을 모은다.

▲대구의 극작가 최현묵이 대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국악인 박범훈(중앙대 교수)이 작곡한 '강은…'은 2막10장으로 구성됐고, 공연엔 2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번 무대엔 대구시립국악단(지휘 박상진) 대구시립합창단(지휘 이상길) 대구시립극단(감독 이상원)이 함께 참여하며, 신시사이저가 가미돼 국악적인 분위기에다 극적이고 대중적인 요소도 보탰다.

대구시립합창단 단원들과 외부 성악가들이 주역으로 더블캐스팅돼 다양성을 꾀하기도 했다.

▲지난 8월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으로 대구시립오페라단이 창작오페라 '목화'를 초연한 바 있지만, 이번 초연 무대 역시 김유신을 중심으로 한 이 지역의 정체성 찾기와 그 예술적 구현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목화'와 마찬가지로 서울의 작곡가가 작곡했다는 아쉬움이 없지 않으나, 우리나라 국악뮤지컬의 '새 길 트기'라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아무튼 이 공연을 계기로 지구촌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국악뮤지컬의 참신한 개화를 기대해본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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