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영국 건교위장 "국책사업 저지 제발 그만"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인 신영국 의원이 요즘 화가 단단히 났다.

수십조원 규모의 초대형 국책사업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꼬이면서 게걸음은커녕 뒷걸음질만 치고 있기 때문이다.

신 의원은 얼마전 국회 브리핑룸에서 건교위장 명의로 기자회견을 갖고 "경부고속철도 부산 금정산.천성산 구간과 서울외곽순환도로 사패산 구간 등 국책사업들이 중단돼 천문학적인 국가손실을 낳고 있다"고 탄식했었다.

"경부고속철 사업지연으로 지금까지 손실액이 2조5천161억원에 달하고, 행여 고속철 노선을 변경할 경우 추산 손실비용이 22조1천억원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불교계와 환경단체에 대해 "국책사업의 중요성을 이해하라"고 높은 톤으로 쓴소리를 했다.

표를 의식해야 하는 선량으로 자칫 역풍이 겁나지만 내친김에 지지부진한 현안과 맞닥뜨릴 생각이다.

신 위원장은 지난달 25일엔 아예 부산 금정산.천성산 구간을 찾기도 했다.

불교계 인사들과 만나서는 "국익차원에서 공사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협조해 달라"고 했다가 "건교위원장이 정부의 나팔수냐"는 욕을 얻어먹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소신을 꺾진 못할 것 같다.

건교위를 가동, 대화와 타협이란 '묘수'를 써서 국회차원의 대책을 만들어 볼 작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만 4차례나 국책사업과 관련한 현안을 상임위 차원에서 다뤘다.

지난달 12일 최종찬 건교부 장관을 불러 조찬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경인운하를 찾았고 18일엔 서울 외곽순환도로 사패산 구간, 25일엔 금정산.천성산 구간을 건교위원들을 데리고 직접 현장을 찾았다.

그러나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얻진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안마다 집단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탓이다.

신 위원장은 "주요 국책사업에 대한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정부가 결정시기만 수차례 미룬 채 결론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재차 면밀히 계획을 세워 착수된 사업을 흔들림없이 집행하라"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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