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11일, 맥월드에 대한 지하드의 오랜 투쟁은 뉴욕시에 위치한 자본주의의 상징과 워싱턴 DC에 자리잡은 미국 군사력의 성전에 대한 경악하리만큼 놀랍고 유례가 없는 공격으로 극치에 이르렀다"
이는 미국 메릴랜드 교수인 벤자민 바버가 1995년에 펴낸 자신의 저서 '지하드 대 맥월드'(문화디자인 펴냄)의 서문을 9.11테러 이후 새로 쓴 것이다.
9.11테러를 정확히 예견했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이 책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서로 양립하지 못하는 현재, 지하드와 맥월드가 어떻게 대립하고, 상호공존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하드는 '성전(聖戰)'이라는 뜻이지만 이 책에서는 이슬람 세계 전체를 이야기 하고 있으며, 맥월드는 세계적인 햄버거 회사로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맥도널드와 그들의 세계(MaC's World)'를 줄인 말이지만 맥도널드 뿐 아니라 맥킨토시, MTV, 마이크로 소프트 등 모든 자본주의 우월의 테크놀로지를 의미한다.
지은이는 지하드와 맥월드가 대척점에 있으며 맥월드가 바로 지하드의 원인제공자임을 밝히고 있다. 맥월드는 거대한 자본주의 시장을 지배하면서 인간을 일개 소비자로 전락시키고, 맥월드에서는 모든 것을 사고 팔 수 있지만 책임이나 공공의 이익, 공공의 선을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지하드는 맥월드가 제시하는 미래를 신뢰하지 않고 자신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맥월드와 투쟁을 벌인다. 이런 의미에서 지하드는 단순한 이슬람 세계뿐 아니라 정치.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제3세계를 지칭하기도 하며, 양자간의 투쟁은 민주주의가 뿌리 내릴 수 있는 여지를 없애버린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이들간의 투쟁 속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할 방법은 과연 있는가?'를 모색하고 있다.
맥월드의 시장논리인 민영화.사유화, 지하드가 주장하는 도덕성, 모두 부족한 포용력으로 인해 민주주의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외견상으로는 맥월드가 승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럴수록 새로운 지하드가 출현, 이들의 투쟁은 영원할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다소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결론이긴 하지만 지은이는 세계적으로 굳건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것이 이들의 전쟁을 막고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사진:9.11테러에서 뉴욕 무역센터를 돌진하는 여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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