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6일 자신은 축출된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대통령이 9.11 테러와 관련이 있다고 믿을만한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해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 온 입장에서 처음으로 공식 이탈했다.
이날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럼즈펠드장관은 최근 워싱턴 포스트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근 70%가 9.11 테러에 후세인이 개인적으로 개입돼 있을 것으로 믿는 것으
로 나타난 데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그런 대답을 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할 어떤 징
후도 보지 못 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후세인이 무고한 남녀노소를 죽이겠다고 나서는 사람에게 1인당 2만5천달
러씩을 주고 그 밖의 다양한 활동을 한 사실은 알고 있지만 내가 아는 한 그 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부시 정부는 지금까지 후세인 정부가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와 모종의
연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해 왔으며 정부 관계자들은 여러 차례 공식적인 발언을 통
해 양자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시사해 왔다.
딕 체니 부통령은 지난 14일에도 NBC TV '언론과의 만남' 프로그램에서 이라크
의 안정과 민주화가 성공하면 "9.11 테러를 비롯, 오랫동안 우리를 공격해 온 테러
범들의 지리적 거점에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의 3분의2 이상이 이라크가 9.11테러의 배후에 있다고 대답한 여론
조사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 것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이
라크와 알-카에다 사이에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관계가 있었으며 생화학무기
훈련이 이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알-카에다 요원들이 바그다드에서 생.화학무기 훈련을 받고 이라크인들로
부터 폭탄제조 기술을 전수받았을 뿐만 아니라 1993년 세계무역센터 폭파범 중 한
명은 이라크 정부로부터 자금지원과 피신처를 제공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사진설명) 도널드 럼스펠트 미 국무장관이 정례 기자회견에 나와 이라크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 폐지안 본회의 부결… 의회 앞에서 찬반 집회도
법원장회의 "법치주의 실현 위해 사법독립 반드시 보장돼야"
李대통령 "한국서 가장 힘센 사람 됐다" 이 말에 환호나온 이유
李대통령 지지율 50%대로 하락…美 구금 여파?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