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폴러첸 "U대회때 경찰 불공정"

23일 경찰청에 대한 국회 행자위원회 국정감사는 현 정부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는 남남갈등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친북세력 논란으로 민주당 및 통합신당 의원들과 보수단체 증인들이 충돌, 육탄전 일보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고 이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북한인권운동가 노르베르트 폴러첸씨가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의 충돌은 통합신당 송석찬 의원과 예비역대령연합회 서정갑 회장간의 질의응답에서 빚어졌다.

서 회장이 한나라당 신경식 의원의 질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친북 좌익세력 1호"라고 대답하자 통합신당 이강래 의원이 "당신들이 하는게 남남갈등을 유발해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송석찬 의원이 이어 "김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고발하겠다고 했는데 통일관이 무엇이냐"고 다그쳤다.

이에 서 회장이 답변이 오래 걸릴테니 홈페이지를 참고해 달라고 냉담하게 반응했고 송 의원은 무슨 답변이 그러냐며 고함을 쳤다.

그러자 서 회장은 "내가 죄인이냐"고 맞받았고 예비역대령연합회 전정환 운영위원도 "송 의원, 당신이 국회의원이냐"고 고함을 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에 송 의원도 "대통령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들간의 언쟁으로 국감장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증인석에 있던 폴러첸씨는 "나는 퇴장한다.

이런 고성과 협박은 평양 이후 처음 본다"며 감사장을 떠났다.

폴러첸씨는 이에 앞서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폭행사태와 관련한 증언에서 "폭행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경찰이 전혀 공정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가끔씩 서울이 평양처럼 느껴진다.

북한에서는 세뇌와 통제가 가해지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는 세뇌와 통제와 조작과 인권통제가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는)북한 인권은 방관하면서 북한 응원단이나 한총련은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노무현, 김대중 정부의 접근법은 포용정책이라기보다는 독재정권에 의한 음모정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대북정책 노선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사진:23일 오후 경찰청에서 열린 행자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씨가 지난 대구 U대회 폭력사태와 관련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