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해현장 객들만 '구슬땀"

성주군청 공무원들이 부부동반으로 한가로이 제주도 산업시찰을 떠났다.

태풍 '매미'로 인해 전국이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됐고 경기도 광탄면민들이 5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피해복구를 위해 성주군에 도착한 24일 이들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향했다.

명목은 모범공무원 산업시찰. 호텔에서 숙식하고 관광명승지를 돌아본 후 26일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산업시찰에는 1천만원의 예산까지 책정돼 있으나 성주군은 경비내역을 공개하지 않고있다.

성주군은 잠정 피해액만 4백20억원에 이르는 이번 태풍의 최대 피해지역 중 한 곳으로 아직 수해복구가 한창이다.

이날도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민 70여명이 찾아와 복구지원에 나서는가 하면 군.경찰.민간인 등 700여명이 복구지원에 나섰다.

이런 와중에 공무원들이 산업시찰에 나서자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정흥진 농경련 성주군연합회장은 "태풍이 불때 대통령은 연극구경을 하고 있고 주민들이 수해복구에 땀을 흘리고 있는 마당에 공무원들이 여행을 꼭 가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모(36.성주읍)씨는 "주민들은 수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데 내몰라라 하고 놀러가는 사람들이 무슨 모범공무원이냐"며 비난했다.

성주군의회에서도 "타 시.군 등에서 해외연수 등으로 지탄을 받고 있고 도에서 공무원들의 해외여행을 금지하고 있는 마당에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관광성 산업시찰을 가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문제삼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군청 관계자는 "몇개월전부터 계획된 것으로 직협과도 논의해 시행했다"며 "경북도에서 해외여행을 금지했지만 국내 산업시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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