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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사람-안무가 최두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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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최두혁

남성 안무가. 여성이 대부분인 무용계에서 보석과도 같은 존재다.

하지만 그만큼 실력도 인정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비정한 곳이기도 하다.

17일 밤 11시 대명동 한 무용학원. 자정이 가까워오는 시간에 홀로 구슬땀을 쏟으며 춤세계에 빠져있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최두혁(37)씨.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의 주역인 3대 예수, 그 예수역을 13년째 해오고 있는 남자 무용수. 대구를 대표하는 젊은 대표 주자…. 그를 칭하는 수식어는 셀 수가 없다.

"저는 남들보다 늦게 무용계에 발을 디뎠습니다.

그렇다고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다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연습만이 살길이라는 초심을 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요".

최씨가 무용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고교를 졸업한뒤 재수를 하던 시절이다.

"당시에는 건축학도가 꿈이었지요. 그런데 어머니와 친분이 있던 대구시립무용단 안무자 선생님을 만나면서 제 인생이 바뀌게 됐습니다".

그날 인체의 아름다움을 처음 느꼈다는 그는 이후 춤에 푹 빠졌다.

입시학원 대신 매일 시립무용단 연습실을 찾았다.

청소, 잔심부름 등 갖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 어깨 너머로 무용을 배운지 수개월째. 드디어 무용가로서의 인정을 받게 됐다.

"처음으로 무용 레슨을 받던 날, 뛸 듯이 기뻤습니다.

신이 나서 배웠지요". 최씨는 이듬해 계명대 무용학과에 합격했다.

그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변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던가. 결국 한국 현대무용계의 대모격인 육완순씨의 눈에까지 들게 됐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연상케 한다

최씨는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에 참가해 볼 생각이 없냐는 제의에 믿어지지 않았다"며 "지난해까지 13년째 예수역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날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이후 그의 춤 인생은 탄탄대로였다.

지난 1987년 현대춤협회 콩쿠르 대상을 시작으로 동아무용콩쿠르 금상, 한국무용협회 신인무용 콩쿠르 차석, 한국현대무용진흥회 '남성무용가상', 전국무용제 연기상 등 전국 곳곳에 이름 석자를 알렸다.

특히 지난 1999년에는 프랑스 바뇰레국제안무대회 서울본선에 진출, 일본예술감독의 눈에 띄어 한국 안무자로는 처음으로 도쿄 청산원형극장에서 '다시 비워지는 공간Ⅲ'를 초청 공연하기도 했다.

현재 두 자녀의 아빠가 된 최씨는 "나이가 들면서 몸이 많이 굳어 유연함과 부드러움을 표현하기가 힘들다"며 "하지만 연륜이 쌓이는 만큼 앞으로는 깊이가 배어 나오는 춤을 추고 싶다"고 했다.

진지하면서도 웃음을 줄 수 있는 참신한 작품을 안무하는 것이 목표라는 최씨의 춤 인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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