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황폐해진 마음 둘 곳 없어

달개비꽃 들추었지요

꽃대 송송 맺힌 물방울,

들어가 마음 구부리고 누웠지요

꽃 속살마저 서역 황톳길

분화구 따라 땅 밑 간 사내

목 꺾고 들여다보니

구겨진 손금가에 혼자 울고 있네

박미영 '얼음의 기억'

박미영 시인은 참 씩씩하다는 말로 어느 정도(대부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아직 못 이룬, 큰 일이 있긴 하지만 그것도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이룰 수 있겠다는 믿음을 주는 시인이다.

이 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사별하고 난 후 그 그리운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절절히 묻어나는 시이다.

서정윤 (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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