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하는 오후

그대

불난 창고의 쥐모양

허둥대며 살더니,

밀가루 반죽같은 목숨 배낭에 매고

아등바등 대더니

프리미엄은 얼마인가

아파트 분양받듯

두평 남짓 땅속에 영면하고 있네.

윤성도 '저승길 3'

윤성도 시인은 산부인과 의사이다

지금까지 참 많은 생명이 태어나 숨쉬는 것을 도왔다.

그런데도 또 시 창작에 힘쓰고 있으니 참 욕심이 많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는 우리 삶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너무 바쁘게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고 아니면 가까운 친구일 수도 있는 그에게 이제 두평 남짓의 땅속에 있으니 어떤가 하고 묻는 것 같다.

진솔한 표현이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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