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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일본行 발표한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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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도착하기 5분전까지도 마음을 결정하지 못할 만큼 힘든 선택이었습니다. 일본에서 반드시 성공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습니다"

고심 끝에 일본행을 굳힌 '라이언 킹' 이승엽(27)은 그동안 선택하기까지 시간이 무척 괴로웠던 듯 많이 수척해진 모습으로 예정보다 20분 가량 늦은 오전 11시20분께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

이승엽은 "바로 5분 전인 이곳 호텔 리츠칼튼 엘리베이터를 탈 때야 비로소 팬들한테 일본행을 공식 선언하기로 결심했다"는 말로 충혈된 눈과 지연 도착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했다.

또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9년"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삼성을 떠나는 아쉬움을 나타냈고 "그동안 삼성이 친아들처럼 보살펴준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한 뒤에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쏟아 회견이 약 5분간 중단됐다.

다음은 이승엽과의 일문일답.

--일본행을 망설인 가장 큰 이유는.

▲가족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연세도 있으시고 어머니 건강도 않좋으신 상황에서 국내에 남는다면 항상 보살펴 드릴 수는 없지만 가끔이라도 찾아뵐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아버지와 사이가 좋았었는데 어제 일본 진출 문제로 목소리도 높이고 싸우기도했다.

-- 메이저리그행을 접고 대신 일본행을 택한 배경은.

▲2년간 뛰면 아무 조건없이 원하는대로 보내주겠다는데 마음이 끌렸다. 또 롯데 마린스에는 미국인 감독(바비 밸런타인)이 들어오기 때문에 조금씩 배워가면서 미국 야구에 대해 알고 싶기도했다.

일본 야구는 섬세한데다 미국 감독마저 오면 내가 배울 것이 그만큼 많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미국행 포기 가장 큰 이유는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라 다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문제는 지금 밝히기는 곤란하고 먼 훗날에 밝히는 것이 자신이나 미국쪽에도 좋을 것 같다.

--계약 조건은.

▲2년 계약에다 계약금 1억엔과 연봉 2억엔이다. 계약 조건에는 만족한다. 나머지 인센티브와 옵션은 잘 모른다.

삼성에 있더라도 이 정도 대우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지만 같은 값이면 새로운 환경에서 내 능력을 평가받고 싶었다. 10년 20년 후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데서는 실패를 했다하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일본 롯데에서 제시한 야구 이외의 조건은.

▲일본 야구에 적응하는데 많이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또 내가 지난 9년 동안 삼성에만 있었기 때문에 시야가 좁다. 하지만 롯데에서는 단도직입적으로 다른 것은 신경쓰지 말고 야구만하라고 얘기했다. 나머지 조건 모두 내가 원하는대로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를 선택한 이유는.

▲요미우리 같은데로 가면 주전 자리를 쉽게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팀으로 가고싶었고 롯데와는 이런 면에서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선택했다.

--마음 속으로 일본행을 최종 확정한 시점은.

▲여기 올 때 엘리베이터 타기 전에 결정했다. 그동안 계속 고민만하다 바로 5분전에 마음을 굳혔다.

--최종 결정 순간에 든 생각은.

▲가까운 분들께서 '네가 여기서 뭘 하겠냐, 네가 여기 남아 내년 홈런 50개 친다고 팬들이 얼마나 환호하겠냐'는 얘기를 해줬다. 처음엔 새겨듣지 않았는데 국내 잔류하면 목표 의식 없이 나태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9년간 국내에서 해 볼 것은 다 해봤기 때문에 더 나은 무대로 나가보고 싶었다.

--2년 후는 메이저리그 재도전할 생각인지.

▲다시 도전할 것이다. 다만 올해같은 대우와 조건을 또 제시받는다면 그때는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스스로 생각하는 일본 무대에서의 성공 기준은.

▲우선 가서 일본 야구에 대해 비디오를 보면서 생각하겠다. 지금 생각으로는 타율 2할9푼에다 30홈런이면 첫 시즌치고는 만족할만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고 많이 준비해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

--미국 에이전트가 지금 결정 알고 있는지.

▲공식적으로는 모르고 대강 알고 있을 것이다. 어제 통화할 때는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에이전트 제도가 허용돼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 에이전트는 이번 일본 진출과는 무관하고 나중에 다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한다면 그때 접촉할 생각이다.

--지금 훈련은.

▲이번 주까지는 스케줄이 모두 잡혀있어 훈련을 못하고 그동안 몸관리 잘 못해현재 몸이 많이 망가진 상태라 다음 주부터 웨이트트레이닝부터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또 이제 일본으로 떠나면 몇 개월간 못 돌아오기 때문에 주변 정리도 할 생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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