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냄비의 계절이 돌아왔다.
동아쇼핑 앞 빨간 자선냄비 앞에 선 구세군 박희열(70) 정교는 올해도 어김없이 구세군복을 갖춰 입고 종을 울리고 있다.
사랑의 종소리를 울려 지나가는 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 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꼭 모금을 많이 받기 위해 종을 힘차게 흔드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을 심어주기 위해서지요. 종소리가 크게 울리면 굳게 닫혔던 시민들의 가슴을 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박씨는 "요즘들어 온정의 손길이 많이 줄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최근 지역에는 지하철참사, 열차사고 등 대형사건.사고들이 줄을 이으면서 도움의 손길이 더욱 필요한 실정이에요. 그런데 모금액 증가는 더디고... 결국 다른 지역 구세군 자선냄비에서 모금한 성금을 얻어 쓸 수밖에 없더군요".
하지만 그는 춥고 힘든 이 일이 즐겁고 보람있다고 한다.
"고사리 손으로 꼬깃꼬깃 접은 천원을 넣는 아이들, 길을 가다 말고 다시 돌아와 지갑을 여는 주부, 술에 취해 기분이 좋다며 1만원권을 척 꺼내는 중년 신사…. 경제가 어렵고,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사람들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따뜻함을 확인할 수 있어 너무 즐겁습니다".
박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계속할 생각이란다.
"건강도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라고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죠".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에게 희망이라는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꿈이라는 그의 마음은 12월이 아니라도 언제나 크리스마스인 듯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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