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해가 솟는다.
눈 떠있는 동안 하루 해가 다르지 않는데도 이맘 때면 사람들은 해를 목말라한다.
수평선 너머 해가 고개를 내미는 찰나를 지켜보기위해 살을 에는 동장군마저 아랑곳 하지 않는다.
풍만한 해처럼 새해엔 자신도 넉넉해지는 발복을 위해 바다로 산으로 해맞이를 떠난다.
붉그스레 오메가(Ω)를 그려내는 해를 바라보며 자신만의 바람을 내건다.
그러면 해는 바다를 타고 온 세상에 화답한다.
삶은 희망이란 짧은 한마디로 충분하다고. 올해만큼은 해를 향해 마음껏 마음을 열어보자.
◆먼저 뜨는 해-포항 호미곶
포항 호미곶(虎尾串)은 '호랑이 꼬리'라는 지명처럼 한반도 지형에서 동쪽으로 튀어나와 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일찍 새해 일출을 보고 싶다면 호미곶으로 향하면 된다.
이곳의 새해 첫 해뜨는 시간은 1월1일 오전 7시32분15초란다.
호미곶 명물은 뭐니뭐니해도 '상생의 손'이다.
1999년 새천년을 축하하는 뜻으로 세워진 이 대형 조형물은 육지에는 왼손이, 바다에선 오른손이 조각되어있다.
일출 때 이 조각손이 마치 해를 쥐고 있는 듯한 장면이 연출돼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포항시는 새해 해맞이에 맞춰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야제로 '난타' 공연과 지역설화를 바탕으로 한 '연오랑세오녀' 무용극, 불꽃놀이 등을 선보이고 새해 첫 결혼식, 떡국 만들기 체험행사, 연날리기 등 화려한 축제 한마당이 펼쳐진다.
호미곶 가는 길에 위치한 구룡포에는 새해 1일까지 과메기축제가 덩달아 열려 호미곶 해돋이 여행은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안겨줄 것 같다(문의 054-245-6063, 홈페이지 sunrise.ipohang.org).
▷가는길:경산IC→경주IC 또는 영천IC→7번 국도→포항시내→31번 국도→동해면→구룡포읍→대보면(호미곶 해맞이공원)
◆범종 소리 은은한 남해-여수 향일암
범종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사찰 처마 끝 너머로 한순간에 천하를 붉게 물들이는 해가 서서히 떠오른다.
이런 분위기라면 해돋이를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전남 여수 향일암으로 가면 그런 바람이 실현된다.
이곳은 특이하게 금오산 중턱에 암자가 있어 절 마당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지방문화재 제40호인 향일암은 한국의 대표적인 관음기도처. 불자라면 한자리에서 부처님께, 또 해에게 소망을 빌 수 있어 더할나위 없이 좋은 명소다.
여수시는 이곳에서 올해 마지막날인 31일 '향일암 일출제'를 연다.
모듬북공연.캠프파이어 대동놀이.비나리 기원굿 등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여수는 31일과 새해 1일 거문도와 백도 부근 유람선 선상에서 각각 해넘이.해돋이를 감상하는 여행상품도 내놓았다.
31일 오후 여수항을 떠나 거문도 일주 및 선상 해넘이 여행을 한 뒤 거문도에서 묵고 다음날 새벽 다시 백도로 출항, 해맞이와 풍선날리기 등을 한다(문의 062-607-3333).
▷가는길:구마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순천IC→여수→돌산대교→17번 국도→죽포→7번 국도→임포
◆해돋이.해넘이 '동시상영'-충남 서천 마량포구
충남 서천군 마량포구는 서해안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해넘이와 해돋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포구다.
새머리 형상의 반도가 서해로 뻗어 가다 남쪽으로 꼬부라진 덕에 해돋이를 볼 수 있다.
단 지구의 자전.공전 현상에 의해 동지인 22일을 전후해 60여일 동안만이다.
마량포구는 한곳에서 올해의 마지막 일몰과 함께 새해 일출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달집태우기.불꽃놀이.어선퍼레이드.고구마구워먹기 등 행사도 마련되어있다.
인근에 금강하구둑 철새도래지나 영화 'JSA'의 촬영지였던 신성리 갈대밭 등 볼거리도 많다(문의 041-950-4224).
▷가는길:경부고속도로→천안나들목→21번 국도→천안→예산→대천→서천
◆땀 흘린 후 산 정상에서-태백산
산행을 좋아한다면 태백시 태백산을 눈여겨보자. 해발 1천500여m인 태백산 정상에는 예부터 단군제를 올렸던 천제단이 있어 민족의 영산으로 불렸다.
산 정상일대인 망경대에서 바라보는 산 능선과 일출풍경이 장관. 대부분의 해변가 해돋이와는 달리 이곳 해돋이는 땀을 흠뻑 흘린 후 맛보는 장면이라 더욱 감명을 주지 않을까 싶다.
유일사 입구에서 넉넉잡아 2시간 가량 발품을 팔면 정상에 다다른다.
이곳도 또한 소지올리기.백두대간 터다지기 등 해맞이 축제를 연다(문의 033-550-2084).
▷가는길:중앙고속도로→영주IC→36번 국도→봉화→현동→도화동산→태백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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