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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군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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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필자의 아들이 뜬금없이 나에게 퀴즈를 하나 내는 것이 아닌가.

"중국집에 음식을 시켰는데 자장면 두 그릇, 짬뽕 두 그릇, 우동 세 그릇, 볶음밥 두 그릇, 탕수육 한 그릇을 시켰는데 모두 합치면 몇 그릇이냐"는 것이었다.

피식 웃으며 생각 없이 "모두 열 그릇이잖아!"라고 대답했더니만 "틀렸어 모두 열 한 그릇이야!"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이유를 물었더니 대답이 가관이었다.

보통 중국집에 이 정도 양을 시키면 서비스로 군만두를 한 접시 준다는 것이었다.

한참을 웃었다.

그렇다.

미처 그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일상에서 항상 벌어지는 사소한 일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서비스 한 그릇이라춘추….

나의 자그마한 기업이 올해로 10년이 됐다.

적어도 10년은 돼야 대접을 받는 모양이다.

그것을 서비스로 주는 군만두에 비교해도 될까? 10년을 돌아보면 참으로 많은 공연들을 치러냈다.

그중엔 나를 무척 힘들게 한 공연도 있었고, 보람을 느끼게 해 준 공연도 있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대구를 떠나고 싶을 만큼의 어려웠던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하고 앞으로 또 어떻게 꾸려나가야 될지 막막해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아지기도 한다.

내 일생 최악의 공연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울음과 웃음을 동시에 줬던 내가 가장 사랑했던 공연 '소프라노 홍혜경 독창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러고 보면 10년을 기적과 더불어 살아온 난 무척이나 복 받은 사람이 아닌가 하고 깊이 생각해본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나는 "10년 동안 사연 많았던 무수한 공연인 주 요리보다 서비스로 딸려온 군만두를 보고 더 기뻐할 때인가? 열 그릇은 과연 내가 시킨 것일까? 내가 시민들에게, 문화인들에게 줘야했을 군만두는 아닌가"하고 돌아본다

또 어김없이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하고 있다.

사활을 걸어야하는 공연도 몇 작품이 있다.

내년에는 그 한 접시의 군만두가 나와 모든 대구시민들에게 소중한 먹을거리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기적으로 나타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김종원(문화사랑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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