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슬로라이프-(3)슬로 푸드는 농촌 살리기

현대는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이다.

속도에서 벗어나 있는 영역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속도는 우리의 음식도 지배하고 있다.

그것이 패스트 푸드다.

보통 패스트 푸드는 햄버거나 피자, 샌드위치 등 각종 인스턴트 식품을 말한다.

하지만 그것만이 패스트 푸드가 아니다.

우리의 먹을거리 대부분이 패스트 푸드라고 할 수 있다.

유전자 조작 농산물은 말 할 것도 없고, 성장 호르몬을 투입하고, 공장식 방식으로 사육되어 생산된 쇠고기나 돼지고기도 모두 패스트 푸드이다.

패스트 푸드가 바쁜 현대인에게 간편하고 편리한 식사를 가능하게 하지만, 패스트 푸드는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전 세계를 경악시킨 광우병도 패스트 푸드의 산물이다.

소를 빨리 키우기 위해 초식동물인 소에게 양의 내장으로 만든 사료를 먹인 것이 화근이 되었다.

패스트 푸드는 또한 비만과 식중독을 야기하고 나아가 가족 해체에도 작용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슬로 푸드 운동은 지역농업을 중시한다.

그 이유는 지역농업에서 생산된 농산물이어야 소비자가 그것을 알고 먹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슬로 푸드 운동은 또 미각 교육을 중요하게 여긴다.

지역의 전통적인 음식을 지키고 발전시키는데 미각의 유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슬로 푸드 운동은 또한 음식의 다양성을 강조한다.

각 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를 가지고 만든 지역음식이나 민족음식을 소중하게 여긴다.

슬로 푸드 운동은 또 느리게 먹는 식사를 강조한다.

하지만 슬로 푸드 운동은 그 대상을 음식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슬로 푸드 운동은 궁극적으로는 속도전쟁에서 벗어난 슬로 라이프를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슬로 푸드 운동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실천한다면, 지역농업의 발전을 통해 우리 농업과 농촌을 살리고, 우리나라 전통음식을 지키고 이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다.

보다 안전하고 믿을 만한 먹을거리를 먹을 수 있고 먹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계 같은 생활에서 벗어나 보다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다.

김종덕(경남대 사회과학부 교수.국제 슬로 푸드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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