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는 곧잘 과학에 대한 맹신, 그것으로 빚어진 참사로 영화 속에 그려집니다.
일본 영화 속에는 거대괴물이 자주 등장합니다.
고질라도 일본이 만들어낸 괴수죠. 고질라, 킹기드라, 모스라, 가메라…. 왜 유독 일본에서만 거대 괴물에 대한 공포가 영화 속에 많이 등장할까요.
뿌리에는 원자폭탄의 위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거대한 폭탄, 한 도시를 초토화시키며 불바다 속에 집어넣는 원폭을 경험한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의 거대 괴물은 빌딩을 무너뜨리고, 도로를 뜯어내며, 불을 뿜어냅니다.
원폭의 가공할 위력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죠.
그리고 거대괴물을 탄생시킨 것은 인간으로 설정됩니다.
원자폭탄을 만들어낸 '맨하탄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을 염두에 둔 것일까요.
'에이리언 4'는 DNA 조작의 참혹함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유전자를 이용해 다시 태어난 리플리(시고니 위버)가 실험실에서 자신의 분신을 보며 눈물짓는 장면입니다.
팔목에 새겨진 '8'이란 숫자는 자신이 8번째로 만들어진 것이란 뜻. 7개의 실패한 분신을 보며 그 뜻을 알게 됩니다.
실패한 분신들은 에이리언과 인간이 뒤엉킨 끔찍한 모습. 더구나 7번째의 분신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괴로워 "죽여 달라"며 애원하죠. 리플리는 눈물을 흘리며 화염방사기로 이들이 편안한 죽음을 맞게 합니다.
리플리가 울음을 삼키는 모습은 과학이란 이름으로 자행한 인간의 악행에 대한 분노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초인영화들은 과거의 '슈퍼맨'과 다른 접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슈퍼맨'은 외계에서 온 생명체입니다.
그래서 그 존재에 대한 인간의 부담이나 죄의식은 없었죠. 그러나 '배트맨', '스파이더맨', '할로우맨', '헐크', '데어데블' 등 초인영화의 주인공들은 인간사가 만들어낸 인물들입니다.
그래서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괴로워하고, 감독도 과학 맹신에 대한 반성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인간이란 결국 짐승과 초인 사이에 맺어진 하나의 밧줄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엑스맨'처럼 초인으로 전이를 위한 밧줄일 뿐일까요.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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