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못 살겠습니다"...주민들 먼지 고통 호소

"정말이지 한 두 해도 아니고 인근 폐기물 중간처리장에서 날아 오는 비산 먼지 때문에 못살겠습니다".

경산 하양읍 대학리 100여 가구 주민들은 지난 99년 11월부터 마을에서 직선거리로 300m 정도 떨어진 곳에 폐기물 중간처리장이 들어서면서 비산먼지 등으로 인한 고통이 이마저만 아니다.

그동안 상호와 주인이 몇차례 바뀌어 현재는 (주)서강환경산업이 영업중이다.

이 곳엔 재생골재가 마치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러나 방진망이 턱없이 낮고 곳곳이 찢어져 바람이 불면 먼지가 동쪽의 대학리 마을과 남쪽의 하양여중.고로 날아간다.

최상기(45)이장은 "지난 2002년 10월에는 회사와 주민들간 세륜장 이설과 방진시설 설치, 임야에 야적된 골재를 반 이상 반출한다는 내용의 합의 각서를 쓰고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모(55)씨는 "5여년째 먼지 때문에 빨래도 제대로 널지 못하고, 복숭아 등의 농작물에도 지장이 매우 많다"며 "호흡기 등 주민들의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영업을 했던 회사들은 최근까지 과태료 6차례 수천만원, 고발 및 영업정지(1,3개월)를 받아 대신 과징금 7천만원 부과 등의 조치를 받았다.

지난 2001년부터 허가도 받지 않고 임야 2만1천997㎡를 훼손해 재생골재를 산더미처럼 야적했다가 적발돼 2003년 당시 회사 관계자가 산림법위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산림 훼손은 복구되지 않은 채 현재 이곳에 야적된 골재는 15t 덤프트럭으로 2만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주민들은 "경산시가 보다 철저한 지도단속 활동을 폈으면 수년째 이렇게까지 비산먼지로 인한 고통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를 원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에서는 "재생골재 사용을 기피하는 바람에 수년동안 많은 양의 재생골재가 야적돼 있다.

이 처리비용만도 20억원 이상 소요돼 현재의 회사사정으로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경산시 관계자들은 "재생골재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자 산림을 훼손해 가면서까지 야적해 민원 발생-단속-과태료 또는 과징금 부과 등의 악순환이 계속된다"며 "근본적인 재생골재 활용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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