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300원짜리 화장품, 60원짜리 넥타이".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초저가 상품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 초저가 상품의 전략은 정상 품질을 내세우면서도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춰, '박리다매'를 실천한다는 것. 이들 초저가 상품은 의류, 액세서리를 비롯, 화장품과 먹을거리까지 확대되고 있다.
◇ 100원 마케팅
대구백화점은 27일 창업 60주년을 기념해 특정 상품을 6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자 행사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사람들이 매장 앞에 진을 치기 시작, 200여명 이상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몰려든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평일의 세배나 되는 고객이 백화점을 찾아, 한정판매한 물건은 행사 시작과 동시에 동이 났다"면서 "하지만 같은 특가 행사라도 60원, 6천원 상품에만 사람이 몰리고 6만원, 16만원 상품은 기대만큼 팔리지 않아, 소비 심리가 극도로 위축됐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100원 마케팅'을 펼치는 점포가 늘고 있다.
로데오 거리 한 호프집은 소주나 500cc 생맥주를 500원에 판매한다는 현수막을 크게 걸어놓았다.
동성로의 한 막창집도 '테이블당 소주 한병만 100원'이라고 붙여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또 1천원짜리 햄버거가 등장, 패스트푸드점 대신 1천원짜리 햄버거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미용실도 예외는 아니다.
한 미용실은 '하얀 눈이 세 번 내릴 때 까지 앞머리컷 300원'이라고 써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신성득 원장은 "보통 2천, 3천원 하는 앞머리컷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려, 손님들이 이 문구를 보고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 초저가 상품 점포, 인기몰이 중
최근 몇 달 새 동성로 한가운데 초저가 상품만을 판매하는 점포들이 나란히 자리잡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초저가 점포들은 특별한 광고나 홍보문구 없이 '귀걸이 2천원', '250가지 화장품이 3천300원' 등 가격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한달 전 문을 연 2천~3천원대 액세서리 매장은 젊은 여성고객들로 발디딜 틈 없다.
지난해 10월 동성로에 문을 연 화장품매장 '미샤'는 특이하게도 온라인 판매에서 시작된 화장품 브랜드.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게임 포인트에 따라 무료로 제공하던 화장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오프라인 매장으로까지 판로를 확대한 것. 매장을 찾은 최정임(25.여.대구시 수성구 범물동)씨는 "1, 2만원이면 필요한 화장품을 모두 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 주머니가 가벼워진 후로 종종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한달 전 문을 연 화장품매장 '더 페이스 숍' 역시 초저가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 가게에서 가장 비싼 기능성 화장품은 9천900원. 이때문에 매장에는 중고생들부터 40, 50대 여성들까지 하루에 천명 이상 다녀간다.
30년째 화장품 가게를 해오다 최근 이 매장을 연 이희종 대표는 "화장품을 생산 공장에서 바로 가져와 중간 유통마진을 빼고 포장도 없애 저가 전략이 가능하다"면서 "이런 초저가 화장품은 IMF에도 없던 새로운 경향인데, 앞으로 화장품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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