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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집이름도 헷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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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아파트나 호텔, 대형빌딩에 외래어 작명이 유행하면서 건물찾기를 둘러싼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설 연휴에 청송에서 대구 동구 효목동 '메트로시티'에 사는 맏아들 아파트를 찾아온 김모(74) 할아버지 내외는 집을 못찾아서 한시간 이상 한파 속에 헤맸다.

동부정류장에서 '메트로시티'로 가려던 김씨 할아버지는 택시기사가 '메트로팔레스'(만촌동)에 잘못 내려주는 바람에 길거리를 헤매다가 뒤늦게 연락을 받고 나온 손자를 따라 겨우 아들집으로 갈 수 있었다.

친인척 아파트를 찾아온 경우가 아니라 실제로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 가운데 노인과 어린이들은 아파트 이름을 정확히 외우지 못해 집을 못찾는 경우도 생기고 있고, 택시 기사들도 정확한 동(洞)명이 붙지 않은 아파트를 찾아서 여기저기 배회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30년째 택시운전을 하는 최모(63)씨는 "요즘 아파트는 동네 명칭이 없어서 정말 찾기 어렵다.

아파트 이름을 말해도 외래어라 못 알아듣기 일쑤"라면서 "동티모르에 수출까지 하려는 우리말을 두고 왜 어려운 외래어로 작명하는지 모르겠다"며 도시 특성을 살리고, 시민편의를 위해 대형건물은 우리말 이름을 붙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에서는 주택업체들이 지난 2000년부터 종전 회사명과 동명을 조합한 아파트 이름에서 탈피, 자체 개발한 외래어 브랜드로 분양한 아파트들이 본격 입주를 시작한 작년부터 아파트 이름을 둘러싼 해프닝이 계속되고 있다.

"캐슬골드파크, 캐슬그랜드, 파크리젠시, 하우젠트, 아이프라임, 웰리치, 이다음, 더 샵, 드림시티, 메트로팔레스, 메트로시티, 리더스, 파크뷰 등 어느 아파트가 어디에 붙었는지 참 헷갈립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택시기사들은 아파트 이름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도심 이정표 역할을 하던 금호호텔, 동대구관광호텔, 동산호텔마저 아미고, 제이스, 엘디스리젠트로 각각 이름을 바꿔버려 더욱 혼돈을 겪는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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