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토당토않는 언행을 일삼거나, IQ를 의심케 하는 사람들에겐 흔히 '새대가리같은…'이라는, 다분히 조소어린 접두사가 붙곤 한다.
하필 왜 새일까. 사람들로부터 일방적으로 매도(?)당할만큼 새란 것들은 어리석고 모자라기만 한 걸까.
아마도 뇌가 있을 것 같지도 않은 쬐끄마한 새의 대가리 때문에 그런 편견을 갖게된 것 같긴한데 사실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뉴욕의 한 예술가가 기르는 앵무새'은키시'는 무려 950개의 단어 구사력을 갖고 있다는데 과거.현재.미래시제까지 구사하는데다 심지어 자신의 어휘로 표현안될땐 제나름의 문장을 만들기까지 한다고.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 깜찍한 앵무새는 주인의 마사지용 기름을 "좋은 냄새가 나는 약품"이라고 표현하나하면,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자 제인 구달 박사를 만났을땐 그가 침팬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침팬지를 갖고 있나요? "라고 묻기도 하며, 유머감각까지 있어 다른 앵무새가 횟대에 거꾸로 매달린 모습을 보고 "저 새의 사진을 찍으세요"라며 주문까지 한다나.
게이오(慶應)대의 와타나베 시게루(渡邊茂) 박사의 비둘기 뇌에 관한 실험을 보면 입이 짝 벌어진다.
비둘기들에게 피카소와 모네의 그림 각 10장을 보여준 뒤 두 그룹으로 나눠 피카소그룹 비둘기가 피카소그림을 봤을 때, 또 모네그룹 비둘기가 모네그림을 봤을 때 새장 문을 콕콕 쪼면 모이를 주는 훈련을 한결과 2주 정도 후면 90%의 비둘기가 이를 구분해냈다.
피카소와 모네의 또다른 그림을 다른 화가들의 그림과 섞은 상태에서도 비둘기들은 피카소와 모네그림을 구분했으며, 더 놀랄 일은 모네그룹 비둘기들은 세잔느.르노와르 등 모네와 같은 계열인 인상파 화가의 그림을, 피카소그룹 비둘기들은 브라크.마티스 등 피카소와 비슷한 전위파 화가들의 그림에 강한 반응을 보였다고. 이 실험은 결국 비둘기에게도 인간처럼 종합적인 판단능력이 있음을 보여준 예이며, 나아가 새들도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똑똑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날이면 날마다 대선자금.경선자금 등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로 나라 안이 콩죽 끓듯 들썩거린다.
"나는 결백하다"고 외치던 사람들이 시쳇말로 '줄줄이 비엔나'처럼 부패의 줄에 끌려나오는 모습을 보면 공허하기 짝이 없다.
똑똑한 앵무새 은키시가 이런 꼴을 보면 뭐라고 말할까. 혹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기차놀이 하시나요?" 어쨌든 이제 '새대가리'라는 말은 정정해야할 것 같다.
전경옥 편집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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