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마야 물러가라. 훠∼이". 지난 5일 정월 대보름을 맞아 칠곡군 가산면 석우리 주민들은 마을 앞산인 화봉(火峯.해발 305m) 정상에 정성들여 포장한 소금단지를 묻었다.
소금단지 묻기 풍습의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다.
다만 마을 어른들은 "100년이 훨씬 넘었을 것"이라고 기억할 따름. 석우리 마을에는 매년 화재가 자주 발생해 주민들이 항상 "불이 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불안에 떨었다는 것. 어느 날 고승 한 분이 마을을 지나다가 주민들의 고민을 듣고 "보름날 저 산 위에 소금단지를 묻고 간절히 빌면 마을 화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일러주었다고 한다.
그 후 주민들은 2년마다 정월 대보름날 화봉 정상에 땅을 파고 소금단지를 묻어왔다.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한 등산객이 소금단지를 넣을 돌집까지 만들었다.
"소금단지를 묻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 때문에 몇년 전만 해도 소금단지를 묻겠다며 자원하는 외지인도 적잖았다고 한다.
화봉정상에 소금을 묻고 난 뒤 짚단에 불을 붙여 "불이야"하고 세 번 외친다.
풍물치며 신호를 기다리던 마을에서는 짚불 신호를 보고 다같이 "불이야"하고 맞고함을 지른다.
그래야 화마를 막을 수 있기 때문. 새 소금단지를 묻을 때에는 묵은 소금단지는 파낸 뒤 깨뜨려 버린다.
2년 만에 열린 올해 행사는 박규택(57)이장의 주관으로 마을주민 40여명이 참여했다.
박 이장은 "소금단지를 묻고 난 뒤부터 마을에 큰 불이 난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청도군 각북면 덕촌1리 청년회(회장 최상태)는 정월대보름에 마을 입구에 정성껏 만든 장승을 세운 뒤 마을에 잡귀나 질병이 접근하지 말라는 기원제를 올렸다.
장승의 소재가 된 나무는 지난 태풍 루사때 강풍으로 쓰러진 200년생 소나무. 마을 청년들이 손수 깎아 만들었다.
60여가구가 사는 이 마을은 물 좋고 땅이 기름져 살기 좋기로 소문나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주민 100여명이 참가해 장승 앞에서 올해의 무사를 빌었다.
변말점(43.여) 이장은 "마을에서 청년들이 나서 직접 장승을 세우기는 청도에서 처음"이라고 했다.
청도.최봉국기자 choibok@imaeil.com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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