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학유예 계속 급증 작년 5.9%...조기취학은 시들

취학을 늦추는 아동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공부 잘하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 편법까지 동원해 취학을 늦추는 사례도 적잖아 적기교육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대구시 교육청에 따르면 2004학년도 초등학교 취학대상 아동(만6세) 3만7천65명을 대상으로 취학유예신청을 받은 결과, 모두 2천373명(6.4%)의 아동이 신청했다.

이는 지난해 취학유예자 2천202명(5.9%)보다 171명이 늘어난 것이다.

취학유예 아동은 지난 2000년 567명(1.5%)이던 것이 2001년 1천633명(4.3%), 2002년에는 1천964명(5.4%)에 이르는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한 자녀를 둔 가정이 늘면서 '내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뒤처지지 않을까'하는 부모들의 과잉보호와 또래 아동들과의 학업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부모의 지나친 교육열 때문으로 교육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입학이 가능한데도 허약체질, 정서불안, 학습능력 저하 등의 이유로 병원 진단서를 끊어 억지로 취학을 늦추는 사례도 적잖다.

반면 1, 2월생의 아동을 둔 부모들은 생일이 한두달 빠른 탓에 학교에 일찍 보내야 한다며 애를 태우기도 한다는 것.

취학예정인 자녀를 둔 김모(36.여)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상위권에 들지 못하면 학창시절 내내 부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중에 재수를 시키느니, 취학을 늦추더라도 기초교육을 충분히 준비해 초등학교 때부터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아이의 장래를 위한 길이라고 여기는 학부모들이 있다"고 했다.

ㅅ 초등학교 교장은 "취학시즌이면 하루 1, 2명 꼴로 취학 유예에 대한 상담 의뢰를 받는다"며 "충분히 준비시켜 학교에 보내려는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신체나 정서발달상 제 나이에 학교에 보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만5세 조기 취학에 대한 인기는 시들해져 지난 1999년 191명에 이르던 것이 2000년에는 153명, 2001년 137명, 2002년 121명, 지난해에는 조기입학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92명에 그쳤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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