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전 세계적인 흥행여파로 뉴질랜드는 지금까지 관광수입만 38억달러(약 4조5천억원)를 올렸다.
급기야 '프로도 경제'가 뉴질랜드를 먹여 살린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
삼성경제연구소는 얼마전 '영화관광의 부상과 성공조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한국영화의 급성장으로 영화관광은 훌륭한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연구결과를 내놓기까지 했다.
실제로도 최근 들어 우리나라 각 지자체들은 영화 및 TV 드라마 등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 지역은 여전히 영화촬영 유치에 소극적이다.
최근엔 한 영화제작진이 대구 촬영을 위해 관계자들이 협조요청을 구했으나 대구시는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3년전 나티 프로젝트 사기극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구는 영화불모지?
지난달 8일 영화 '목포는 항구다' 제작진들이 무대인사차 대구를 방문했다.
그들의 방문목적은 영화 홍보뿐 아니라 차기작품의 촬영지 섭외. 영화제작사 (주)기획시대 유인택 대표는 "차기작품인 '신부수업'의 대구촬영이 순조롭게 끝날 수 있도록 대구시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번 영화 '나티 프로젝트' 사기극 여파가 너무 컸다.
일단 검토는 해보겠다"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7일에는 '신부수업'영화 제작진이 대구시청을 직접 방문, 제작지원에 관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에는 △대구시내 영화 촬영시 행정적인 지원 △영화 제작비 지원 △숙박 등 로케이션 비용 지원 등이 담겨져 있었다.
◇다른 지자체는 유치 열풍
지난해 방영됐던 SBS 드라마 '올인'의 주 촬영지였던 제주도 경우 3억원을 들여 촬영세트장을 무상 지원했다.
게다가 제주도까지 무거운 촬영장비를 가져오기가 힘들다는 제작진들의 의견을 수렴, 아예 대형크레인 등 촬영장비를 들여놓기까지 했다.
제주도청 김영옥 문화예술 담당은 "올인 방영 이후 간접홍보 및 관광수입이 1천76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지난해 12월에는 영상위원회를 구성, 영화 및 드라마 촬영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영상위원회가 구성돼 있는 부산과 전주도 '영상도시 만들기'라는 목표를 수립, 전 시민이 영화촬영 유치에 뛰어들고 있다.
촬영장소 섭외, 교통편의시설 제공, 엑스트라 동원 등 영화프로덕션 과정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등 제작진들이 영화촬영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
지난 2001년 개봉한 영화 '달마야 놀자' 주 촬영지였던 경남 김해 은하사 경우 지자체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힘입어 1억2천만원을 들여 사찰의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또 영화 '단적비연수'의 주 무대였던 경남 산청군은 황매산 일대 1만6천 평의 화산마을 세트장을 짓기 위해 건축비용 1억원을 무상지원했다.
경남 합천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유치를 위해 지난해 합천군은 평양시가지 세트장 2만여 평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세트장 건립에 5천만원을 지원했다.
'태극기…'에서 대구역 신 촬영지였던 전남 곡성군 경우도 촬영장 부지 1만5천 평을 지원하는 한편 수백 명의 군민들을 엑스트라로 대거 투입시켰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사진:합천에서 촬영된 '태극기 휘날리며'의 평양시가전 장면.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