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거노인이 외롭지 않은 사회를

인생의 황혼기를 혼자 사는 노인들의 삶은 서글픔을 넘어 처절하다.

가족이 없거나, 있어도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독거노인들은 대부분 가난과 질병 그리고 외로움에 허덕인다.

이런 독거노인이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그늘이라는 부분적 병리현상 이상의 사회 전반의 인간성 상실이라는 차가운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54만2천여명이던 독거노인은 지난해말 64만3천여명으로 10만명 이상 늘어났다.

급속한 노령화와 핵가족화가 빚어내는 이 시대의 현실이자 자화상이다.

그러나 올들어 벌써 5명의 독거노인이 숨져있는 것이 뒤늦게 발견된 데서 드러나듯 이들 독거노인이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채 살아가고 숨져가고, 버려지는 것은 문제가 사뭇 심각하다.

그들도 화려하진 않더라도 나름대로 국가와 사회에, 그리고 가족과 이웃에 무엇인가 기여하며 살았던 사람들일 것이다.

독거노인 중에는 특히 수발하는 사람 없이는 밥 한끼 챙겨먹을 수 없는 치매.중풍 등 치유불능의 질환을 앓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들의 삶은 인간 존엄성마저 의심케할 정도로 참담하다.

만성적 중질환을 앓아 세수.목욕.옷입고 벗기 등을 혼자서 못하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고 홀로 사는 노인이 19만7천여명. 전국 65세 이상 노인 417만여명의 4.74%이다.

또 식사 빨래 등 집안일을 제대로 못하는 허약한 상태로 사는 노인도 1만3천여명이나 되니, 전국에 20만명 이상의 노인이 거동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형편인데도 수발자 없이 홀로 연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은 결코 국민소득 2만달러를 지향하는 사회의 모습이 아니다.

공적요양보장제도를 가급적 빨리 시행토록해야 한다.

그리고 물질만능과 힘있는 자 비위맞추기에 얼이 빠진 사회 각 구성원들의 인간성 회복 운동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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