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점>'선거판 횡재' 노린 불법감시 열기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17대 총선이 장외(?)에서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신고 포상금을 기대하는 불.탈법 선거운동 제보가 선관위에 쇄도하고, 경찰도 일계급 특진이 내걸리자 선거사범을 잡으려는 감시의 눈길을 너도나도 번뜩이고 있는 것.

게다가 선거관리위원회는 신고 포상금의 최고 한도액을 현행 1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또다시 인상할 계획이어서 '불법 선거 감시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대구시 선관위는 요즘 매일 50건이 넘게 폭주하는 신고전화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유권자의 의식도 물론 높아졌지만, 최근 제보자가 1천만원의 포상금을 받았다는 언론보도 이후 신고 전화가 더욱 늘고 있다"며 "그러나 이중 상당수는 신빙성이 없어 오히려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선거 감시 활동에 나서기 위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묻는 '준비파'들도 적지않다는 것.

여기에다 '카파라치'와 '쓰파라치'에 이어 선거사범 전담 민간 단속(?)요원인 이른바 '선파라치'도 등장해 이번 총선은 어느때 보다 제보와 포상금 지급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카파라치 출신인 김모(38.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씨는 "이달부터 선거관련 행사가 열리는 곳이면 어디든 장비를 들고 쫓아가지만 아직 실적을 올리지는 못했다"며 "선거 운동이 본격화되면 건수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현재 선거법 공부와 정보 수집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신고 포상금의 상향 조정은 선파라치 활동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보여진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주에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포상금이 최고 5천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며 "금품.향응 제공뿐 아니라 허위.흑색선전과 일반 선거법 위반 사범에 대한 포상금도 함께 증가하는만큼 제보 전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도 중요 선거사범 단속시 일계급 특진이 내걸리면서 선거사범 잡기에 몰두, 일부에서는 업무 차질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경찰청이 각 경찰서의 수사과 직원들을 중심으로 선거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형사계와 정보계,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까지도 선거 사범 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

대구 서부경찰서 한 간부는 "상당수 직원이 드러내지는 않지만 친.인척 등을 총 동원, 첩보수집에 나서고 있다"고 "찜질방과 등산로에 가면 선거 정보를 얻으려 손님을 가장해 찾아온 경찰관끼리 마주치는 일이 허다하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라고 했다.

이에 따라 '치안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벌써 나오고 있다.

대구경찰청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 선거 사범 단속 열기는 더 뜨거워 질 것"이라며 "이때문에 형사나 민생 사범 등의 검거율이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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