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화장실 가기도 힘들만큼 다리가 아프고 저리다는 70대의 김모 할머니. 처음에는 시내버스 한 승강장 거리 정도는 충분히 걸을 수 있었고, 통증이 조금 심해져도 약을 먹거나 치료를 하면 좋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날부터 치료를 해도 별 효과가 없었고 지금은 통증이 심해져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아파서 못 견딘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대학병원을 찾았다.
퇴행성 변화로 인해 뼈가 두꺼워지면서 신경이 내려가는 관이 좁아져 생긴 요하지통이란 진단을 받았다.
할머니는 경막외강(신경을 싸고 있는 막의 바깥쪽) 세정요법을 시술받은 후 예전같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감기 다음으로 흔한 질환인 요통. 의학의 발전은 요통의 비수술적인 방법을 많이 개발했으며 이 중 하나가 경막외강 세정요법이다
이 시술은 지난 2000년쯤 뒷쪽 경막외강을 물로 씻어주는 방법으로 국내에 첫 도입됐으며, 뒷쪽보다 통증을 느끼게 하는 수용체가 많은 앞쪽을 씻어주는 방법이 방콕서 열린 통증학회에서 지난해 소개됐다.
국내의 경우 서울의 몇몇 종합병원이 경막외강 세정요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앞쪽을 세정하는 곳은 대구가톨릭대병원 뿐이다.
경막외강 세정요법은 어떤 경우에 시행하고 원리는 무엇일까.
요통이 생기는 이유는 어떤 원인이든 신경이 눌려서 발생한다.
눌린 신경은 붓게되고 그 주위로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이 나온다.
또 신경 주위의 조직들이 서로 달라붙어 신경을 더욱 누르게 되며 통증은 악화된다.
처음 요통이 발생한 경우에는 대개 약물이나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1년에 한 두 차례 통증이 재발하는 사람들이 있다.
약을 먹어도 호전이 안되는 경우에는 신경치료를 하지만 일부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재발해서 고생한다.
또 수술을 받은 뒤에도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남아 있는 경우, 나이가 들면서 신경이 내려가는 길이 좁아져서 발생하는 척추관 협착증이 있거나 고령, 당뇨병, 폐질환 등이 있어 수술이 어려운 경우 등에 경막외강 세정요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 시술은 동영상 장치를 이용해 꼬리뼈 쪽에 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머리카락 굵기의 가는 카테터(관)를 신경이 부은 위치까지 넣은 후 카테터를 통해 소독된 물로 문제가 된 부분을 씻어내는 방법이다.
이는 신경 주위에 있는 달라붙은 조직을 떼어내고,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을 신경 주위에서 없애면서 통증을 제거하거나 줄여주는 효과를 준다.
시술 시간은 30분~1시간 정도로 입원할 필요가 없으며 시술할 때 통증도 없고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요통은 치료 후에도 환자의 지속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증상이 없어지거나 감소됐을 경우에도 꾸준히 운동을 해서 통증이 재발하지 않도록 자신의 몸을 잘 관리해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박찬홍 대구가톨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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