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천 자연형으로 거듭난다

지난해 태풍 매미로 큰 수해를 입은 대구의 신천(금호강 합류지점~가창교, 12.4km).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은 지난 태풍으로 제방 및 호안 13곳(4.7km)과 파고라, 산책로, 가로등, 체육.공원시설 등 총 94곳이 떠내려가거나 파손돼 29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또 이 때문에 '신천의 자연 하천화'에 대한 공론을 일으키기도 했다.

복구되는 신천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6일 수해복구 작업이 한창인 신천을 찾았다.

◇하폭은 넓히고, 자연형 골재 호안으로

지난 1월5일 시작된 신천 수해복구작업의 작업 진척도는 6일 현재 32%. 동절기인 1, 2월을 빼면 전체 공사계획의 3분의 1가량을 이미 마무리했다.

하루에 40여명의 인부와 수십여대의 포크레인, 양수기, 덤프트럭이 동원되고 있다.

공사 예산은 총 29억4천만원.

신속한 복구작업을 위해 1공구(가창교~상동교), 2공구(상동교~희망교), 3공구(희망교~금호강 합류점) 등 3개의 공구로 나누고 수해 복구를 동시에 진행한다.

복구작업은 오는 6월초까지 마무리된다.

지난달까지는 수해로 파손된 콘크리트 구조물, 호안 블록 등 수해 폐기물을 걷어내고 하천 바닥에서 골재를 채취해 호안 비탈면을 다지는 작업에 매달렸다.

현재 중점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은 유실된 콘크리트 블록 대신 골재로 호안을 조성하는 '돌 붙임' 작업이다.

지난 1986년 신천종합개발계획 당시 조성된 신천의 모습은 부분적으로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신천 복구사업의 중점은 수해피해가 컸던 지점을 중심으로 둔치를 줄여 하폭은 넓히고, 콘크리트 호안블록 대신 하천 바닥에서 채취한 골재로 호안을 새로 조성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물길을 최대한 살리는 자연형 하천으로 복구한다는 계획이다.

단 유속이 약한 부분의 피해는 원상복구한다는 방침. 대구시 시설안전관리사업소는 치수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 지난해 말 신천수해복구사업을 용역의뢰했다.

특히 구조적으로 상습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지점은 하안을 깎아 하폭을 넓혀 '통수단면'(물길)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호안의 경사면이 둔치쪽으로 후퇴되는 곳은 모두 3개 구간. 대봉교~대봉지수보 318m구간(8m 확장), 희망교~대봉보 401m구간(4m 확장), 상동보 하류지점 235m구간(6.5m 확장)의 하폭이 확장된다.

지난 태풍 때 불어난 하천의 강한 유속을 이기지 못해 둔치일대 산책로와 콘크리트 호안블록이 대규모로 유실된 구간이다.

"신천은 하류의 침산교 지점과 상류의 가창교 지점간 강 바닥의 경사가 68m나 차이가 날 정도로 가파릅니다.

유속도 초속 4, 5m에 이르러 도심 하천으로는 보기 드문 급류하천이지요". 대구시 시설안전관리사업소 하천과 이정우 감독은 이러한 신천의 특성을 감안, 이번 수해복구를 통해 자연하천화 작업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지난 태풍 때 수해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던 콘크리트 호안블록도 부분적으로 없어진다.

가로 40cm, 세로 40cm의 호안블록은 한 장의 블록이 파손될 경우 연쇄적으로 미끄러지면서 유실되는 단점이 발견된 것. 반면 골재를 쌓아 호안을 조성할 경우 강도면에서는 콘크리트 호안블록과 비슷하지만, 수해에는 더 강하다.

상동교~대봉교 구간, 총 5개 지점 1.9km구간에 골재 호안이 조성된다.

복구공법도 다양화된다.

대봉교~대봉지수보 318m구간을 비롯 3개 지점에 역 T자형 수직옹벽이 설치된다.

호안과 하천이 경사면을 이루지 않고 수직을 형성하기 때문에 하천의 폭이 극대화되는 장점이 있다는 것.

◇둔치 본래 특성 살려야

이번 신천 복구공사에서 시설안전관리사업소측이 가장 곤란을 겪은 점은 신천을 체육공원 등으로 이용해 온 시민의 편의성과 하천 본래의 치수적인 측면을 조화시키는 것이었다.

이번 복구작업에서는 주민들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하면서도 둔치 본래의 특성도 최대한 살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인공시설물이 최소화된다.

이미 미복구 결정이 내려진 상동잠수교를 비롯, 신천 상류의 용두1~4보 등 인공보에 대해서도 존치 여부의 검토가 진행될 예정이다.

인공보는 퇴적물이 쌓여 통수단면을 줄이는 반면 유속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하폭이 넓어지는 지점에서는 산책로가 둔치 안쪽으로 우회해, 둔치가 대폭 줄어든다.

또 신천 야외수영장이 없어지거나 대폭 축소된다.

시설안전관리사업소측은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공사에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며 "치수적인 면에 중점을 둔 만큼 신천둔치 이용에 다소 불편이 있더라도 시민들이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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