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론조사 여야 3당 반응-"역풍 재우자"-"웃음 감추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 정치권에 엄청난 역풍을 몰고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곤두박질치고 있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수직상승세다.

이에 따라 야 2당은 타개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며 열린우리당은 'status quo(현상굳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나라당=지도부와 소장파 모두 여론의 역풍이 예상된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18일로 예정됐던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일단 연기했다.

여기다 이재오(李在五).김문수(金文洙) 의원 등 수도권 재선 의원들은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홍사덕(洪思德) 총무 등 당 지도부가 총 사퇴하고 대신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 당이 술렁이고 있다.

그러나 탄핵 가결에 대한 비난 여론에 마냥 방어 자세만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래서인지 15일엔 편파 방송 의혹을 제기하며 오랜만에 공세로 돌아섰다.

또 '불법 타락선거의 백화점'이라며 열린우리당을 정면 비난한 뒤 16가지에 달하는 불법 선거 사례집까지 공개했다.

특히 방송사의 일련의 탄핵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야당에게 책임을 덧씌우고 국민의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상임운영위에서 홍사덕 총무는 "과거 유신정권 때도 이런 편파 방송은 일찍이 없었다"면서 "오는 16일 국회 문화관광위를 소집, 탄핵정국에 대한 방송의 편파보도를 추궁하겠다"고 성토했다.

△민주당=당내 일각에서 지도부 퇴진론이 제기되는 등 대통령 탄핵 처리를 둘러싼 책임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설훈.조성준.정범구.박종완 의원 등 탄핵에 불참한 의원들이 14일 탄핵안 국회 통과를 비판하며 이를 강행한 당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했다.

민주당 전남 순천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노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전날 지역구의 '전 당원 경선' 방식의 후보선출에 항의하며 탈당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지도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비판여론을 일축하며 조기 차단에 나서는 한편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당내 비판 세력에 대해 "조직 구성원의 기본 윤리에 어긋난다"며 "당이 잘 될 때는 이득, 혜택을 다 누리면서 당이 어려움에 처해 사투를 벌일 때는 수수방관하고 편안히 집에서 TV나 봤다"고 격노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람들을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방법으로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그러나 비난 여론이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 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 국민홍보 전략에 몰두할 계획이다.

상임중앙위원과 상임고문들은 15일부터 전국을 9개 권역으로 나눠 거리 홍보전에 나서는 한편 선대위 출범시기의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열린우리당=탄핵정국으로 지지율이 치솟자 반색하며 몸조심에 들어갔다.

당초 의원직 총사퇴 등 강경 투쟁으로 갈 움직임이었으나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고 지지율이 야3당을 합한 것보다 높은 마당인 만큼 '안정' 노력을 보여줘야 국민 지지를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당은 당장 15일로 예정된 총선 선대위 발족식을 연기했다.

이 판에 여당이 총선체제를 서두르다가는 대통령이 위기에 몰렸는데 여당이 총선에만 골몰한다는 역풍을 우려해서다.

대신 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14일 경제 5단체장과 만나고 이헌재 경제부총리를 면담해 '경제'를 챙겼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국정을 불안하게 만들 위험성이 있는 장외 투쟁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15일 열린 '헌정수호와 국정안정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도 야권에 대한 공격보다는 국정안정 방안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

뜨거운 감자였던 노 대통령의 입당시기도 자연스레 정리되는 모습이다.

빨리 입당해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헌법재판소 결정까지 미루는 게 옳다는 현실론이 훨씬 우세해졌다.

집안 정리도 자연스레 이뤄지고 있어 우리당은 고무되고 있다.

입당을 주저했던 강현욱 전북지사가 14일 입당식을 가졌다.

김부겸(金富謙) 의원의 군포 공천에 반발해 탈당했던 유선호 전 의원도 복당했다.

정치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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