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묘목시장도 FTA 희비

묘목시장이 오는 4월 발효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크게 줄었고 타격 예상여부에 따라 명암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금호강 주변으로 형성돼 전국 묘목의 70% 정도를 생산, 공급하고 있는 하양.진량 묘목시장에는 요즘 한.칠레 FTA에 제외된 품목인 사과의 경우 작년보다 묘목 한 그루당 500~1천원 정도 오르고 거래가 활발하다.

하지만 협상에 포함된 복숭아, 자두 등은 가격도 내리고 거래마저 주춤하다.

사과는 한 그루당 부사는 2천원, 홍로는 3천~3천500원선에 거래되고 있어 지난해보다 1천원 정도 올랐다.

거래도 활발하다.

지난해 태풍 피해로 낙과가 많아 높은 가격에 거래됐던 대추는 3천원으로 올랐지만 공급이 달릴 정도다.

반면 복숭아는 작년보다 내린 1천~2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천중도와 판타지아 등은 1천500원선이다.

자두도 후무사가 1천~2천500원선에 거래돼 작년보다 가격이 떨어졌다.

포도는 거봉과 MBA는 1천원, 캠벨은 5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들 협상 대상품목은 거래마저 잘 안돼 묘목상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하양 삼성농원 김정락씨는 "묘목시장의 거래가 예년의 절반 정도로 줄었고, 한.칠레자유무역협정 등의 영향으로 사과나 배, 기능성 과일을 찾는 농민들이 많다"며 "그러나 공급과잉으로 수확을 하는 몇년 후에는 가격 폭락 등의 악순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북 북부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식수철을 앞두고 묘목가격이 최고 50%까지 올랐고, 감나무 등 일부 묘목의 경우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감나무 묘목은 한 그루당 작년보다 1천원이 오른 3천원에 거래되고 묘목 자체도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2002년 겨울 영하 15℃까지 내려간 강추위 때문에 당시 접목했던 묘목들이 대거 동해(凍害)를 입었기 때문.

밤나무의 경우 작년 1천375원에서 1천471원으로 올랐고, 옻나무는 한 그루당 500원에서 750원으로 인상됐다.

또 산수유는 5천500원에서 7천으로 올랐고(높이 2m 기준), 편백(높이 2.5m)은 1만4천원에서 1천원이 인상됐다.

단풍류도 묘목 크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1천원에서 최고 5천원까지 크게 올랐다.

반면 철쭉(높이 1m)은 작년에 한 그루당 6천원에서 절반 값인 3천원으로 내렸다.

묘목판매상들은 기후 온난화 등에 따라 올 식목은 10여일 앞당겨 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잦은 비와 태풍 등으로 생산량이 떨어지고 품질저하로 과수농가 소득이 크게 줄었다"며 "한-칠레FTA 비준으로 농민들은 불안감으로 의욕을 상실해 묘목거래마저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14일 고령 장날에 맞춰 나무시장이 열렸지만 수요가 크게 줄어 썰렁한 분위기를 보였다.

묘목과 꽃나무를 내놓은 권오철(55.경산시 하양읍 오봉농원)씨는 "감나무와 대추나무의 경우 수요가 늘어난데다 태풍 매미로 생산이 줄어 값이 올랐지만 다른 묘목은 작년과 비슷하고 판매도 뜸하다"고 했다.

문경.박동식기자 parkds@imaeil.com

고령.김인탁기자 kit@imaeil.com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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