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피해 복구를 위한 손길이 이어지면서 비닐하우스 등 파손된 농업시설 철거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완전 복구는 자금 및 자재난 때문에 상당 기간 늦어질 전망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농민들의 의욕상실. 잇따른 태풍에다 폭설까지 겹치는 바람에 농민들의 얼굴에선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 일손 및 장비부족
상주지역의 경우 축사 38곳, 47개동을 비롯해 비닐하우스 146개 농가 24.5ha, 인삼재배시설 48.2ha, 표고버섯재배사 37곳 3ha 등 폭설 피해액이 113억8천만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15일까지 연인원 1만명이 넘는 복구 인력이 투입돼 현재 농업시설 철거작업은 80% 정도 진척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인력에 비해 철거작업의 필수장비인 벤딩기.절단기.용접기 등이 턱없이 부족해 효율적인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선 부서진 비닐하우스를 해체해야 하는데 철파이프를 제거할 만한 도구가 부족하고, 이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기술자도 모자란 형편이다. 지역내 건설업체와 용접업체 등에 일손과 작업도구 사용을 요청했지만 공사 시기와 겹치는 바람에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별도 예산을 들여 시중 기술자들에게 해체작업을 맡겨야 하는 형편이지만 인력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예산도 없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문경도 연인원 1만3천여명이 동원됐지만 복구실적은 15일 현재 40%선에 불과하다. 휘어진 철골을 펴고 나사를 풀어야 하는 작업은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하지만 지원 손길은 여전히 부족하고, 용접기 등 장비도 절대수가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섯재배사 등도 막바지 복구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탄핵정국'을 맞아 경찰과 군부대 일손이 끊긴데다 공무원 봉사단체 일손도 거의 중단돼 농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다. 박인원 문경시장은 "각 기업체와 봉사단체에 피해농가를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을 기다린다"는 서한을 보냈고, 각 시.군들도 홈페이지에 자원봉사를 애타게 기다린다는 글을 올리는 등 일손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 지원비용
피해 농가들은 새로 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복구지원액은 설치비의 30%에 불과하다. 게다가 최근 철근가격이 폭등한 탓에 제값을 주고도 구입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상주시 남창희 함창읍장은 "농가가 개별적으로 복구할 수 없는 축사와 규모가 큰 오이시설하우스 등 농업시설은 지역 전문업자들에 맡겨 복구해야 하지만 업자마저도 워낙 영세하다보니 자재를 확보해 두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계약도 쉽게 이뤄지지 못해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상당수 오이재배 농가의 경우 지난 98년을 전후해 자금을 지원받아 건립한 시설물이 빚도 갚지않은 상태에서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때문에 복구비를 융자해 준다해도 담보력 부족 등으로 시설복구를 포기하거나 장기간 방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농민들은 "철근 등 자재는 농협중앙회나 조달청 등이 나서서 확보해야 한다"며 "자재 가격을 통제할 제도적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 피해농가들의 바람
연동하우스 4천500여평에 오이를 재배, 출하 20여일을 앞두고 폭설 피해를 입은 김학봉(48.문경시 영순면 의곡2리)씨 등은 "복구에 나선지 10여일이 지났지만 복구율은 20%에 불과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1억여원의 피해를 입은 임영만(48.문경시 영순면 의곡1리)씨도 "피해발생 10여일이 지났지만 연동하우스를 해체조차 못해 일손지원만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농민들은 인력지원은 물론 작업도구도 없어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복구작업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며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현재대로라면 복구에는 한달 정도 더 시간이 걸릴 전망. 비닐하우스 해체는 1차 복구에 불과하고, 실제로 철골을 펴서 다시 설치하는 작업이 남아있다.
한 농민은 "하루라도 빨리 대체작물을 심어야 올 한해 어떻게든 버틸 수 있는데 마음과 달리 시간만 자꾸 간다"며 "농민들의 애타는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달라"고 당부했다. 박종국, 박동식, 장영화, 마경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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