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점>경찰청 간부가 신협 부당대출 주도

지난 31일 대구지검찰 적발된 신협 부당대출사건은 현직의 경찰 고위간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일당 4명이 교묘한 수법으로 신협의 경영권을 장악, 사금고화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이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 경찰청 과학수사과장 최모(53)총경은 경찰 내부에서도 전도유망하다는 평을 받아온 인물. 이때문에 동료 경찰 간부들조차도 "최총경이 깔끔하고 샤프한 이미지로 인해 '핸섬 경찰'이라 불렸는데 절대 그런 짓을 할리 없다"며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 1997년 간부후보생 28기 중 선두주자로 총경에 진급, 대구 서부서장과 대구경찰청 경무과장, 수성서장, 대구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등을 거친뒤 지난해 4월부터 경찰청에서 근무했다. 검찰은 최총경이 지난 98년부터 2002년6월까지 주식투자에 손을 댔지만 실패, 대구의 3개 신협에 4억원의 부채를 졌고 신용불량으로 금융기관 대출이 더이상 어려워지면서 이같은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총경은 이날 경찰 관계자와의 면회에서 "검찰이 주범으로 모는 것 같아 억울하다. 당시 대구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으로 재직중이어서 부당대출을 주도할 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범들이 자신은 수고비를 받은 '깃털'이고 최총경이 부당 대출을 기획.추진한 '몸통'이라는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번 사건은 법적으로 매매가 금지된 신협을 교묘한 수법으로 거액에 사고 팔다 적발된 첫번째 사례라고 밝혔다. 이들이 자신들의 하수인을 부이사장 겸 이사장 권한대행으로 앉혀주는 조건으로 이사장들에게 각각 4, 5억원씩을 주고 사임케 한뒤, 경영권을 장악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매매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사장 2명을 매수하는데 9억3천여만원을 쏟아붓고도 신협 2곳에서 모두 18억원 정도만 빼낸 것을 보면 예상과 달리 부당 대출로 큰 이득(?)을 얻지는 못했던 것 같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이들 신협의 부실이 워낙 심했기 때문"이라면서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부당 대출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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