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값비싼 수의 의미 퇴색

연로하신 부모님의 수의를 장만하러 갔었다.

그런데 수의값이 유명 디자이너의 패션상품보다 더 비싸게 나와있는 것이 적잖았다.

과연 수백만원씩 하는 수의를 입혀 드려야 효도인지 반성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수직포 수의라는 건 184만원이었고 그나마 좀 싸다는 게 100만원선이었다.

국산 수의값이 비싸다 보니 덩달아 중국산까지 100만원을 육박했다.

정말 비싼 것은 한 벌에 400만원을 넘는 것도 있었다.

과연 어떤 사람이 입는 것인지 의문이 생겼다.

예전에 미국에 갔을 때 고인에게 입혀 드리는 정장 한벌값이 우리 돈으로 20만원선이었던 게 생각났다.

우리의 비싼 수의를 볼 때 우리 민족의 소중한 효정신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가시는 부모님께 드리는 수의는 자연솜이면 충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땀 한땀 정성들인 수의로 부모님의 건강을 빌던 소중한 풍습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면서 그 뜻이 너무 퇴색되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되돌아봤으면 좋겠다.

김태용(대구시 고모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